유가 오르기 전 기름 채우려는 소비자 발길
정유사 직영 주유소 제외한 대부분 자영업자
정유업계 "가격 설정 직접 개입하기 어려워"
주유소업계 "정유사의 비싼 공급가가 문제"
李 대통령 가격 제한에 대해선 긍정적 반응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30대 박모씨는 최근 급등한 국내 휘발유 가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는 박씨처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이곳은 전날까지 서울 지역 주유소 가운데 가장 낮은 리터당 1600원대 휘발유 가격을 유지했던 곳이다.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이 넘어선 가운데 일부 저가 주유소에는 기름값이 오르기 전 주유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서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는 주유소 가격 상승에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주유소는 정유사에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소매업으로 개인사업자가 대부분이어서 직영점을 제외하면 가격 설정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직영점의 경우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라는 가이드를 내리는 등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수급 불안 등 여건이 좋지 않아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이익 추구를 최소화하고 가격 안정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별로 기존 재고가 소진되고 더 비싼 가격으로 재고를 채우게 되면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정유사의 공급 가격도 지난주에 비해 리터당 200원 이상 오른 곳이 많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주유소 업계는 정부의 가격 안정 의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가격 통제 방식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한 지역별·유종별 최고가격 지정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정부가 가격 제한을 적용한다면 주유소보다는 정유사 공급 단계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유사의 공급 가격만 낮아지면 주유소가 굳이 비싸게 판매할 이유가 없다"며 "가격 안정의 핵심은 공급 가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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