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사이코패스…"쾌락 범행 더 못해 조바심"

기사등록 2026/03/05 06:00:00 최종수정 2026/03/05 07:22:37

'강북 약물 연쇄 살인' 20대 여성 사이코패스 진단

전문가 "범행에 대한 집착…무모함·부주의 아냐"

점차 범행 강도 높여…"살인에 쾌락 느꼈을 수도"

일각 "세부 평가 공개해야…여죄 추적·범죄 예방"

[서울=뉴시스] 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남성들을 상대로 약물 연쇄 살인을 벌인 20대 여성 김모씨가 4일 사이코패스로 판명났다. 사진은 김씨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3.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조수원 기자 =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20대 여성이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에서 사이코패스 범주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5일 이와 관련해 여성의 행적에서 나타난 범행의 반복성, 공감 결여, 통제 욕구 성향이 이번 사이코패스 진단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살인,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씨에 대한 PCL-R 평가 결과를 전날 서울북부지검에 송부했다. 김씨는 사이코패스 기준 점수를 넘겼다는 취지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PCL-R 진단 평가는 범죄자의 반사회성, 감정 결핍, 자기중심성, 병적인 거짓말 등 20개 항목을 점수화해 성향을 평가하는 도구다. 각 항목을 0점부터 2점까지 채점해 40점 만점으로 환산하며, 국내에서는 통상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분류한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피의자의 범행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제기했다.

우선 범행의 반복성과 쾌락형 살인이 주목됐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가 이뤄지면 행동을 멈추는 경우가 많은데 김씨는 끝까지 범행을 이어 갔다"며 "이는 무모함이나 부주의가 아니라, 본인이 통제하던 것들을 멈춰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김씨가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를 직접 목격하고도 점차 범행의 강도를 높여갔다는 점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쾌감을 느꼈다면, '쾌락형 살인'(러스트 머더)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범행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김씨가 과거에도 거짓말이나 절도를 일삼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평가는 단순 설문 점수뿐 아니라 면담, 행동 관찰, 범행 전후 행적 등을 종합해 이뤄지는 만큼 개인의 과거 행적 역시 참고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거짓말이나 도벽도 하나의 통제 욕구다. 통제의 목적이 금전에서 인간관계로, 인간관계에서 생명으로 나아간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밥이나 술, 선물을 모두 부담하게 하는 것도 '책임 회피'의 단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범행 외에 과거 수감 여부, 결혼 생활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특성상 20대 초반 여성이 사이코패스로 진단된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공감 능력, 공격성, 충동성 등에서 심각한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이 사이코패스 진단 결과를 더 세부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 프로파일러는 "어떤 유형의 사이코패스인지를 알면 여죄를 찾거나, 다른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송치된 3건 외에도, 당초 파악된 시점보다 앞선 지난해 10월 김씨와 식사하던 20대 남성이 쓰러진 사건 등 유사한 정황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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