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를 땐 빛의 속도…ℓ당 10원 더 싼 주유소에서 가득 채워"

기사등록 2026/03/04 16:35:0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속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3.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기름값이 요동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정유업계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3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급등한 주유소 가격표를 인증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내릴 때는 생색내듯 몇 원씩 찔끔 내리더니, 오를 때는 하루아침에 수십 원씩 올리는 '로켓 상승'에 배신감을 느낀다"거나 "중동에서 총소리만 나면 한국 주유소 가격판부터 바뀐다"며 유가 산정 방식의 형평성을 지적했다.

특히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80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으려는 이른바 '기름 유목민'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기름값 10원이라도 아끼려고 왕복 30분을 달려 저가 주유소를 찾았는데 대기 줄이 끝도 없더라"며 "시간 대비 효율을 따지면 손해인 줄 알면서도 심리적으로 1700원대 가격을 보면 주유하기가 겁난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관계 당국을 향한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유류세 인하 폭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부터 "전쟁 특수를 노린 일부 주유소의 폭리 취득을 단속해야 한다"는 날 선 반응까지 등장했다. 직장인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상황에서 기름값까지 이 모양이니 이제는 대중교통 이용도 부담스럽다"며 출퇴근 비용 상승에 대한 압박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전 기준 서울 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821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오피넷 캡처)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원유의 10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수입 의존 구조를 고려할 때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 도입 비용이 현재보다 50% 이상 폭등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유를 직접 사용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생산 원가에서 원유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한다"며 "원재료 값이 이처럼 크게 오르면 국내 산업의 생산 비용 구조와 수익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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