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민기, 대법원 박순영 선호 이견설
청문회 절차로 한 달 넘게 장기 공백 가능성도
여권에선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처리에 이어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며 양측이 대립하는 가운데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이 1개월 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관 장기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임기 만료로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자를 아직 제청하지 않았다. 신임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를 국회 청문 및 동의를 받은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달 21일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55·사법연수원 26기) ▲박순영(59·25기) 서울고법 고법판사 ▲손봉기(60·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정했다. 이날로써 42일째가 됐으나, 조 대법원장의 후임자 제청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
조 대법원장은 윤 부장판사를 1순위로 낙점해 제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는 손 부장판사를 낙점했다고 한다. 반면 청와대는 여성인 김 고법판사와 박 고법판사를 각 1·2순위로 선호했다고 한다.
이에 대법원은 박 고법판사를 제청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가 김 고법판사를 선호하면서 이견이 있다고 한다.
대법은 김 고법판사의 배우자가 오영준 헌법재판관으로, 이미 현 정부에서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을 맡은 사례는 그간 없었다. 더욱이 법원의 확정 판결을 다시 심리하는 재판소원이 시행되면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법관 공백에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법원장의 제청이 늦어지는 건 이례적이다. 이전까지 공백은 주로 정치권에서 청문회 절차가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차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 권한은 조 대법원장에게 있다. 하지만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의 의중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후보를 제청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른바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갈등설에 대해 "인사 관련 사항으로 확인이 어렵다"고만 답했다.
대법관 공백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꽤 잦았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마용주 대법관도 전임 김상환 전 대법관(현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 102일만에 자리를 채웠다. 국회 임명동의안이 2024년 12월 가결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임명했다.
이숙연 대법관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늦어지면서 전임자 퇴임 후 5일 간의 공백이 있었다. 신숙희·엄상필 대법관은 전임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퇴임 후 후보 선정 절차를 시작해 59일의 공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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