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674.5억弗…2월 기준 역대 최대
15대 품목 중 자동차 등 품목 10개 수출 감소
非반도체 수출 오히려 감소…반도체 비중 37%
"반도체 효과…조선·방산·원전 등 빨리 키워야"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9개월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역대급 호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같은 달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 행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품목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수출 증가세가 특정 품목, 특히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29.0% 증가한 674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3일 줄었음에도 2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49.3% 증가한 35억5000만 달러로, 일 평균 수출이 3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품목이 전체 수출을 견인했는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60% 급증한 251억6000만 달러로 월 기준 전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6월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뒤 매월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하지만 품목별 흐름을 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품목 10개의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철강 등 주력 품목 상당수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20.8%, 22.4% 감소했고,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3.9% 감소한 3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과 철강은 각각 전년 대비 15.4%, 7.8% 감소했고, 일반기계 수출 역시 3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3% 줄었다.
지난달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2월 523억 달러에 비해 약 151억 달러 증가했고,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156억 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분을 제외한 수출은 약 5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 역시 709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겼으나,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5363억 달러로 2024년 5417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수출 구조의 편중 현상은 반도체의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4.5%였지만, 올해 1월에는 31.1%로 뛰었고 지난달에는 37.6%까지 상승했다. 특정 산업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품목의 호황기이기 때문에 반도체의 비중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등 구조적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같은 구조가 계속될 경우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을수록 업황 하강 국면에서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구기보 숭실대 교수는 "반도체 효과 때문에 다른 부분이 가려져 있는 것 같다"며 "전통 부분은 미국의 관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이나 방산, 원전 등 새롭게 부상하는 부분을 빨리 키워 석유화학 등 구조조정을 받는 업종을 보충해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역시 같은 문제의식 아래 소비재·전력기기·바이오헬스·방산·원전·자동차·선박·철강 등 8대 전략 품목 중심으로 수출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방산·원전 분야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정상외교를 적극 활용해 캐나다 잠수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중동·유럽·아세안 등 지역에 대한 신규 원전 수주 활동을 전개한다.
소비재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자금 3000억원을 신규 조성하고 한류박람회 5차례 개최 등을 추진한다.
자동차·선박·철강의 안정적 수출 지원을 위해서는 통상협력을 강화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적극적인 수출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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