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까불면 다친다' 목격한 김정은…핵무기 더 집착할까

기사등록 2026/03/02 10:30:58 최종수정 2026/03/02 13:15:51

트럼프, 마두로 압송 이어 하메네이 제거

미국의 'FAFO' 전략 실제 적용…김정은에 실존적 위협

전문가들 "김정은 핵무력 고도화에 더 집착할 가능성"

"역설적으로 미국과의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응할 수도"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압송한데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까지 제거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변에 더 위협을 느꼈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지켜본 김 위원장이 본인의 안전을 위해 핵무기 보유에 더 집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공인된 국제법 위에 국내법을 올려놓고 저들의 이기적, 패권적 야욕 달성을 위해서라면 군사력의 남용도 서슴지 않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 다만 북한은 이번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른바 ‘까불면 다친다(FAFO·FXXX Around Find Out)’는 전략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이어 이란에도 적용되면서 김 위원장의 셈법 또한 분주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미국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수년간 축적해 온 정밀 첩보와 '에픽 퓨리' 작전에서 보여준 전격적인 실행력은 김정은에게 단순한 경고 이상의 실존적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에서 보여준 정보 수집 능력과 타격 패턴이 북한에도 동일하게, 혹은 더 정교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사용까지 포함한 상세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김정은이 이제는 단순히 핵개발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 지도부나 핵시설 타격을 시도할 조짐만 보여도 핵을 사용하겠다는 '공세적 핵 교리'를 더욱 구체화해 미국의 선제 타격 의지를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미국 측의 조건없는 대화 제의에 대한 진정성을 북한이 신뢰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미국이 이란에서 보여준 정보력과 과감한 타격은 김정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보다는 핵무력 고도화에 대해 집착하도록 만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역설적으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이란 공습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는 관측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러브콜을 거부하기보다는 트럼프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미 회담의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다만 "북미대화 개최시 전제조건 없는 대화라 하더라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수 없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는 북한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북한은 딜레마 상황 속에서 이란 사태 전개 추이를 관측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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