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전략 통했다…금호석화·LG화학, 업황 빙하기 속 '흑자'

기사등록 2026/02/24 14:04:22

중국발 공급 과잉 장기화

범용 중심 기업 실적 악화

금호석화 NCC 미보유 구조

LG화학 배터리 사업 반등

체질 개선 속도 실적 갈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장기 불황이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르는 시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범용 제품 중심 기업들은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반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재편한 기업은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체질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9151억원, 영업이익 2718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 2728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업황 침체 속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45조9322억원, 영업이익 1조1809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563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범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스페셜티 제품과 신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구조를 갖췄다.

이에 따라 NCC 가동률 하락과 기초유분 가격 급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부타디엔(BD) 등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은 공급 과잉 국면에서 원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방어력을 높였다. NB라텍스 시장 경쟁이 심화했지만 전기차 타이어용 고성능 합성고무(SSBR)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유지했다.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미쓰이화학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1312억원 규모의 지분법 이익도 실적을 떠받쳤다. 부채비율은 35.6%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가 뚜렷했다.

석유화학 본업은 연간 3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1조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연결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과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확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LG화학은 또 김천 고흡수성수지(SAP) 공장 등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반도체용 초고순도 세정액(IPA)과 전기차용 고성능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두 회사는 특히 불황기에 무리한 증설 대신 투자 효율을 점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고성능 합성고무 설비에, LG화학은 양극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선별 투자했다.

이와 동시에 비핵심 자산 유동화와 차입금 관리로 현금 흐름을 안정화하는 한편,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차입 부담을 관리하며 재무 체력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 흑자를 낸 이유는 단순한 원가 절감이 아니라 고객 수요에 맞춘 고성능 친환경 스페셜티 전환이 핵심이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 체질 개선을 마친 기업이 가장 먼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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