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싸한 삶을 살아가는 너에게…'초절임 생강'
고통 받는 소녀에게…'그 책은 내 빈 심장에'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니들북)=나태주 지음
나태주 시인의 인생 시집 3부작 프로젝트 중 두번째 시집. 지난 1권에서 청소년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던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는 청춘에게 위로와 축복을 보낸다.
'위로의 시인'답게 그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어딘가 불안정한 감정을 느끼는 이 시대의 청춘에게 언제가 꽃피울 날들이 찾아온다고 다독인다. 그때까지 버티고 견디는 시간 또한 삶의 일부라고 전한다.
시인은 "시가 직접적인 축복과 기도가 될 수는 없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시를 읽는 사이 당신의 마음속으로부터 위로와 축복과 기도가 눈뜰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아파도 참아/아파도 조금만 참아줘/조금만 참으면 분명/줗아질 거야//힘들어도 기다려/힘들어도 조금만 기다려줘/조금만 기다리면 분명/좋아질 거야//좋아지면/잘 참아준 너 자신이/고마울 거야/끝까지 기다려준 너 자신이/대견해질 거야." ('내일의 소망' 중)
▲초절임 생각(문학동네)=차성환 지음
2015년 계간 '시작'으로 등단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 전작에 이어 독특한 시적 상상력과 언어유희를 드러낸다.
시집 속 화자들은 걷고, 오르고, 자라는 등 끊임없이 움직인다. 서로 연결되고 이어지며 어딘가를 향해 나아간다.
유사한 언어를 반복해 유머를 만들어내면서도, 죽음을 내포한 문장들은 독자에게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초절임 생강을 입에 넣었을 때 달콤함에서 맵고 쌉싸름한 맛으로 옮겨가는 감각처럼.
시인은 "우리 모두 자기만의 맵고 알싸한 생강을 가지고 있다"며 "남이 대신 울어줄 수 없는 자기만의 울음이 있고, 울음이 난다는 건 내 안의 생강이 칼에 찔려 매운 내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날 생강이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생강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많은 것을 봐왔지. 아름답고 슬프고 외롭고 또 이상한 일을 겪었단다. 이제 나를 여기서 꺼내줘." ('초절임 생강' 중)
▲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교유서가)=송하얀 지음
2020년 계간 '문학들'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총 41편의 시를 6부로 나눠 엮었으며, 개별 시편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거대한 알레고리로 확장된다.
시집에는 낮고 좁고 깊은 공간이 자주 등장한다. 지하상가, 술집 구석, 구덩이, 다락방 등 주로 약자가 머무는 공간에서 시인은 '소녀'의 형상을 한 여성을 포착한다. 이를 통해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억압 등을 형상화한다.
"아무나 조각을 이어붙이진 못할 거야. 다시 나는 너에게 손을 내밀고. 너에게서 내게로 물결의 파동이 밀려온다. 나는 부서지고, 우리는 서로가 눈이 부셔서 웃는다." ('다락방 친구' 중)
시인은 애써 부서진 조각들을 이어붙이려 하지 않는다. 붕괴 이후에 지속되는 감각을 기록하고, 그 상태에서 어떻게 각자의 세계를 보존하는지 지켜본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서로를 껴안도록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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