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천국' 피지 HIV 환자 늘었지만…"일상 여행은 100% 안전"

기사등록 2026/02/09 09:02:41

관광객이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거나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등의 일반적인 여행 활동 중 감염될 가능성은 전무

피지 관광청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태평양의 대표적 휴양지 피지에서 최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급증하며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피지 보건부와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올해 피지 내 HIV 및 AIDS 환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며 경계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막연한 공포감을 갖기보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감염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HIV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식되었으나,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제는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한 약물 복용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의 영역에 들어섰다.

적절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받는 감염인은 면역 체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 수치가 검출 한계 미만으로 떨어지면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는다는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원칙은 이미 국제 의학계에서 공인된 사실이다.

보건 당국은 이번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마약 사용자들 사이의 비위생적인 주사기 공동 사용과 이른바 '블루투스 트렌드'라 불리는 극단적인 투약 행태를 지목했다. 하지만 이러한 특정 집단을 향한 날 선 비난과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오히려 방역망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유엔개발계획 관계자는 "감염 사실이 알려졌을 때 겪게 될 차별과 소외가 두려워 검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라며, "환자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누구든 자유롭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포용적 환경을 조성해야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 확산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피지 여행에 대한 우려도 지나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HIV는 공기나 물을 통해 전파되지 않으며, 악수나 식사 같은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거나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등의 일반적인 여행 활동 중 감염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특정 고위험 행동군 내에서의 전파인 만큼, 안전한 성생활과 위생 수칙 준수라는 보편적인 주의만 기울인다면 피지 여행을 자제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보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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