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현재 폰 조작 너무 비효율적"…AI 엣지 노드 중심 대전환 예고
삼성, 갤럭시 AI 생태계 선제 구축…'포스트 스마트폰' 표준 선점 속도
전기차, 우주 개발에 이어 AI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진화로 인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미리 예측하고 실행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전통적 스마트폰의 개념이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전망 속에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위기설을 딛고 새로운 AI 폰 시대의 표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폰으로의 전환에 가장 발 빠르게 뛰어든 만큼 머스크가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로의 전환에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이 나오고 있다.
◆"잠금해제하고 앱 탭하는 건 너무 느려"…머스크가 본 現 스마트폰의 한계
4일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조 로건의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핵심은 '상호작용의 비효율성'이다.
현재의 갤럭시나 아이폰 등 최첨단 기기들은 하드웨어적으로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은 1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기를 들어 잠금을 해제하고, 특정 앱 아이콘을 찾아 탭한 뒤, 화면이 로딩되기를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된다.
머스크는 이 조작 과정을 일종의 마찰이자 지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고도화되면 사용자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맥락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거나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기기는 그저 정보를 보여주는 '엣지 노드'로 전락하고, 모든 제어권은 지능형 AI가 가져가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기술이나 생성형 AI '그록(Grok)'은 이러한 비전을 뒷받침한다. 화면을 터치하는 대신 생각만으로 명령을 내리고, 앱이라는 담벼락에 갇힌 정보 대신 AI가 통합된 결과물을 즉각 제공하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머스크의 예언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전통적인 스마트폰 제조 강자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가 구축 중인 '갤럭시 AI' 생태계가 머스크가 말하는 미래형 기기의 과도기를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기점으로 '서클 투 서치', '실시간 통번역', '노트 어시스트' 등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대거 탑재하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단순히 앱을 실행하는 도구로서의 스마트폰을 넘어 사용자의 작업을 돕는 'AI 비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미나이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기 내부에 깊숙이 이식한 점도 강점이다. 머스크의 예측대로 5~6년 뒤 '갤럭시 S31' 시리즈가 등장할 시점이 되면, 사용자가 앱을 일일이 찾아 누르는 대신 음성이나 시선, 혹은 아주 단순한 동작만으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포스트 스마트폰'의 형태를 갖출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 한 해 동안 AI 기반 모바일 기기를 누적 8억대 이상 보급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상태다. 프리미엄 모델뿐만 아니라 중저가 라인업까지 AI 기능을 표준으로 정착시켜 AI를 선택이 아닌 '당연한 기본값'으로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머스크가 '폰' 안 만드는 이유도?…시장 규칙 바뀔 때까지 '관망'
머스크가 직접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이처럼 전통적 스마트폰의 종말은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다. 머스크는 최근 애플과 구글의 AI 협력을 '권력의 집중'이라 비판하면서도 테슬라 파이 폰(Pi 폰) 출시설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위성통신인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할 테슬라 파이폰은 수년째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테슬라는 관련된 공식 발표를 내놓은 적이 없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머지않아 하드웨어 폼팩터의 의미가 사라질 '대전환기'가 올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시장에 들어가기보다, AI와 뇌 연결 기술을 통해 게임의 판 자체가 바뀌는 시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의 경고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멈추고 '지능형 경험'에 올인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선제적으로 AI 폰 시장을 연 것도 이러한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결국 미래 스마트폰의 승부처는 누가 더 얇고 빠른 전화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사용자의 의도를 가장 완벽하게 예측하는 '맥락 인식 AI'를 기기에 녹여내느냐에 달려 있다. 머스크의 예언대로 현재의 스마트폰이 밀려나게 될지, 혹은 삼성전자의 전략대로 더 똑똑한 형태로 진화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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