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재 연세의대 교수, 국회 세미나에서 발표
2027년 목표 18.2명인데 "23.7명 정도로 추계"
20대 미만 女 자살률 급등, 노인은 OECD 3배
수단 통제 고도화·연령별 맞춤형 지원 등 강조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지금보다 고강도의 자살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가 설정한 내년 자살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정선재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부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자살 원인과 다차원적 대책' 정책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앞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을 통해 10만명당 자살률을 2021년 26.0명에서 2027년 18.2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정 교수에 따르면 현 추세가 지속될 시 2027년 자살률은 23.7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계됐다. 자살률이 낮아지긴 하지만 목표와는 괴리가 큰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오랜 기간 '자살률 압도적 1위'라는 불명예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0년 또는 최근 기준으로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11.1명)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 자살률 특징을 보면 2019년 기준 남성의 자살률이 38.0%로 여성(15.8%)보다 높은데, 증가폭은 여성이 가파른 편이다. 특히 20대 미만 여성 자살률은 2011년 대비 2021년 37.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20년 기준 70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46.6명으로 OECD 평균(15.8명)의 3.0배에 달하는 특징을 보였다.
지역을 나눠 보면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원, 충남, 충북 등 농촌 중심 지역이 지속적인 고위험군으로 나타났고 서울 등 특별·광역시 지역은 전국 평균 대비 자살률이 낮아 도농 격차가 확인됐다.
다만 서울과 같은 대도시 안에서도 자치구별로 자살률이 크게 2.1배까지 차이가 나타나 미시적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5대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자살 수단 통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11년 농약(파라쿼트)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된 이후로 농약 음독 자살 사망자가 46% 감소했고, 전국 역사 내 스크린도어 의무 설치가 되면서 선로 투신 사고도 89%나 줄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인을 대상으로는 방문형 돌봄을 확대하고 기초연금을 현실화하며, 청년과 여성을 위해선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고 안심 주거를 지원하는 식이다.
정 교수는 그밖에 고위험군 정밀 표적화, 통합 데이터 시스템 구축, 미디어 안전망 및 디지털 혁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이라며 "국가가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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