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DDP 해체 공약…서울시의회 민주당 맞장구
서울시 반박…서울시의회 국민 "멀쩡한데 부숴" 옹호
개장 후에도 미운털…이후 외국인 전시 유치로 만회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며 "유령 도시처럼 동대문시장 상권을 죽게 만든 오 시장의 전시성 행정 대표 사례 DDP를 해체하겠다"고 공약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그 자리에 글로벌 넘버 원 규모의 아레나 '서울 돔'을 세워 명실상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야당인 민주당 역시 DDP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혹평하며 맞장구를 쳤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박수빈 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에서 "5000억원 수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개관 이후 10여년 동안 DDP는 동대문 일대의 지역 경제 활성화나 시민 일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며 "서울의 상징 건축물이라는 자화자찬과는 달리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은 서울의 맥락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점차 '전시용 건축물'로 고립돼 왔다는 비판도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DDP 해체가 공식적으로 거론되자 DDP 건설을 지시했던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가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DDP는 작년 한 해만 1700만명, 2014년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1억2000만명을 기록하며 전국적인 디자인·봉제·패션 상권 침체 속에서도 동대문 상권의 활력을 지켜온 마지막 보루이자 핵심 앵커 시설"이라고 항변했다.
시는 또 "DDP는 공공 건축은 적자일 수밖에 없다는 통념을 깬 상징성·공공성·경제성을 동시에 성립시킨 이미 성과로 증명된 공공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DDP 방문객 증가에 따라 인접 동대문 상권 매출이 증대됐다. 인접 상권 카드 매출액은 2022년 7124억원에서 2024년 8941억원으로 25.5% 증가했다. 인접 상권 외국인 카드 매출액 역시 2022년 149억원에서 2024년 976억원으로 급증했다.
전현희 의원이 주장한 돔 시설 역시 시내에 이미 다수 존재하고 있다며 시는 중복 투자를 우려했다. 구로에 고척돔구장이 있고 내년 상반기 도봉구에 서울아레나가 들어선다. 3만석 규모 돔구장을 포함한 잠실 스포츠·MICE 복합 공간도 지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여당인 국민의힘은 오 시장과 서울시를 지원 사격하고 있다. 시의회 국민의힘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멀쩡히 운영 중인 건물을 부수겠다는 것도 모자라 같은 자리에 또 다른 건물을 신축하겠다는 발상에 과연 어느 서울 시민이 동의하겠는가"라며 "해체 비용은 얼마이며 새로 짓는 건설비는 또 얼마인가. 비용은 시민이 부담하나"라고 따졌다.
DDP의 시작점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세훈 시장은 2006년 8월 동대문운동장 부지를 청계천과 연계한 휴식·녹지·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및 대체 야구장 건립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공사만 5년 걸렸다. 공사비 4212억원에 서울디자인재단 지원금 628억원이 더해져 건립에만 약 5000억원이 들었다.
파생되는 비용 역시 적지 않았다.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하기 위한 고척돔구장을 짓는 데 1951억원이 들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입주한 서울디자인센터 건립을 위해 동대문 이대병원 토지와 건물을 보상하는 데만 1100억원이 쓰였다.
DDP는 국내 언론으로부터 '세금 수천억원을 제 돈 쓰듯 하더니 별로 요긴해 보이지 않는 결과물을 내밀었다',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등 혹평을 받았다. '불시착한 우주선 같다',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DDP가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것은 외국인 전시 유치를 성공시키면서부터였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쇼, 디올 정신 전시, 알레산드로 멘디니 회고전(2015년), 패션계 거장 장 폴 고티에 패션쇼와 전시(2016년)가 열렸다.
외국인들이 먼저 DDP의 가치를 인정했다. 유명 영화감독 팀 버튼은 DDP에서 전시를 하기 위해 '한 도시에서 한 번만 전시한다'는 원칙을 깼다. 2012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던 팀 버튼은 "존경하는 자하 하디드 건축물에서 전시하고 싶은 소망을 이뤄 무한한 영광"이라며 2022년 DDP에서 월드투어 전시를 열었다. 2023년 10월 DDP에서 세계경영진회의를 개최한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DDP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회의를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DDP가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DDP 기능에 의문을 제기하며 철거까지 언급한 민주당, 여기에 현 오세훈 시장을 중심으로 DDP를 지키려는 국민의힘이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결국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DDP의 운명이 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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