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불러온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며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기세를 올리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5000선 아래로 추락했고, 환율은 25원 가까이 치솟았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6% 하락한 4949.67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개장부터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장중 한때 4933.58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 5000선이 깨진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4일 만이다. 개인이 4조 5861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 5312억 원, 2조 2126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패닉 셀링을 주도했다. 코스닥 역시 4.44% 하락한 1098.36에 장을 마감했다.
원화 가치도 수직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4.8원 오른 1464.3원에 마쳤다. 전날보다 11.5원 상승한 1451.0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확대하며 장중 한때 1464.8원까지 치솟았다.
이번 폭락의 도화선은 이른바 ‘워시 리스크’다.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하면서 긴축 우려가 커졌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여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양적완화(QE)에 반대하며 이사직을 사임했을 정도로 시장 내 대표적인 매파 인물로 꼽힌다. 그가 주장해온 대차대조표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달러 가치는 추가 상승하고 시중 유동성은 줄어들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됐다.
반론도 존재한다. 워시 지명자는 최근 연준이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오히려 파월 의장보다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교차하면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글로벌 자산 시장도 함께 동요했다. 미 선물시장에서 금과 은 가격이 각각 11.4%, 31.4% 폭락한 충격이 국내외 시장으로 전이되며 국내 금값도 10%나 하락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또한 동반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워시 의장 지명이 쥐어준 차익실현 명분에 원자재 가격 급락 등으로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은 매파적 차기 연준 의장 후보 경계감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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