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과제로 '교차 롤 하강비행' 연구
정보사 '민간 협조자' 인정…여주 사고 재조명
29일 뉴시스가 입수한 장씨의 2024년 학술논문에 따르면, 그는 산업부 및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연구비 지원을 받아 '교차 롤(Cross-roll) 하강비행' 기술을 연구했다.
이 기술은 고정익 무인기가 하강 시 날개를 좌우로 흔들어 항력을 극대화함으로써 활공 거리를 단축하는 기법이다.
논문은 "고정익 항공기가 하강비행 시 활공거리를 단축시키고자 항공기 날개를 좌우로 반복하여 흔들면서 내려오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차 롤 하강 기동 시 일반 하강기동에 비해 같은 시간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고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비상 상황 시 시간을 확보하며 보다 가까운 곳에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짧은 거리에서 고도를 낮춰 레이더 회피에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그는 가상 비행 환경인 'SITL(Software in the Loop) 시뮬레이션'에서 이 기술을 사전 검증했다고 밝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논문 속 '교차 롤'은 일반 조작이 아닌 고도의 비정상적 기동"이라며 "이런 복잡한 기동을 입력값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무인기 코스를 직접 짜서 북한까지 보낼 만한 기술적 소양을 갖췄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기술의 완성도와 우리 안보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세 대를 보내 한 대만 돌아온 결과로 볼 때 기술적 완성도는 'B급 수준'으로 보이나, 정보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민간 협조자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가 무인기가 넘어가는 것조차 몰랐다는 점은 우리 방공망에도 큰 허점이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장씨는 2016년 서울 소재 대학 무인항공동아리 소속으로 '자작모형항공기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학부 시절부터 관련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특히 이번 사건의 기획자인 대학 선배 오모씨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계약직으로 함께 근무하고, 통일 관련 청년단체를 조직한 이력이 드러났다. 이들은 2024년 학교 지원으로 무인기 제작 업체를 공동 창업해 각각 대표와 이사를 맡기도 했다.
수사 당국은 이들의 과거 행적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최근 국군방첩사령부로부터 지난해 11월 경기 여주에서 발생한 미신고 무인기 추락 사고 기록을 넘겨받았다.
당시 장씨는 "학업 과정의 실험"이라 주장했고, 합동정보조사팀은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12월 장씨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무인기 역시 장씨에게 반환되며 사건은 사실상 종결된 상태였다. 하지만 TF가 사건 기록을 인계받으면서 과거 범행 과정도 추적 중이다.
정보사와의 조직적 공모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정보사는 오씨가 정보사의 '민간인 협조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이 지난해 4월 북한과 국제 이슈와 관련한 허위 온라인 언론사 2곳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지원금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졌다.
현재 TF는 장씨와 오씨, 그리고 에스텔엔지니어링 대북 전담 이사 김모씨 등 3명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소 2차례 무인기를 허가 없이 북한으로 날렸고, 군사분계선 인근 우리 군부대 일부도 무단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TF는 지난 16일과 23일 장씨를, 27일 오씨를 소환 조사했으며 김씨도 첫 조사를 진행했다. 21일에는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23일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TF는 무인기 비행 경위와 업체 설립·운영 과정, 정보사 개입 의혹, 군 시설 고의 촬영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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