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 회장, 주식 맞교환으로 ㈜대동 지분 늘리는 이유는?

기사등록 2025/11/27 14:34:35

대동, 김준식 회장에게 213만주 배정하는 유증

자사주 소각 앞두고 지배구조 강화 포석 담겨

자사주 소각하면 김 회장 지분 증가 힘들 수 있어

대동 측 "지배구조 개선 및 자본확충 목적"

[서울=뉴시스]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 (사진=대동그룹) 202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대동그룹의 오너인 김준식 회장(사진)이 자신이 보유한 대동기어 주식을 현물 출자해 그룹 지주회사인 ㈜대동 지분을 확대한다.

이전까지 성과급으로 자사주인 ㈜대동 주식을 받으며 지배력을 강화해 온 김 회장이 정부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에 맞춰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현실이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을 차단하려는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들린다.

이와 관련 대동그룹 측은 오너 경영인의 지배력 강화와 함께 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라고 밝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동은 김준식 회장에게 배정하는 보통주 213만2827주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금액은 202억원 규모다. 김 회장은 유상증자 자금을 납입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대동기어 보통주 117만6060주를 ㈜대동에 현물로 출자한다.

즉 ㈜대동이 주식 213만2827주(5.84%)를 김 회장에게 주고,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동기어 주식 117만6060주(13.08%)를 받는 맞교환인 셈이다.

㈜대동은 최근 3년간 임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해 왔다. 올해 3월에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6만6494주의 성과급 지급을 결의했다.

지금까지 임직원 개인 계좌에 주식을 직접 입고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줬는데, 임원 7명이 지급 대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3만3485주로 가장 많은 자사주를 받았다. 전체 상여금의 50% 비중을 차지한다.

주목할 점은 이익 감소에도 불구, ㈜대동의 주식 성과급은 계속 이어졌다는 점이다. ㈜대동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883억원에서 2023년 654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85억원으로 급감했다.

통상 상장사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30%대를 유지해야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본다. 이에 이익 급감에도 불구, ㈜대동이 주식 성과급을 꾸준히 김 회장에게 지급하며 지분을 늘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움직임이 나타나자 지배권 강화를 위해 다른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사주를 1년내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계획이다. 이 경우, 자사주 성과급을 통해 지분을 넓혀왔던 김 회장의 전략은 가로막힐 수 있다.


[대구=뉴시스] 대동 대구본사 전경. (사진=대동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동, 경영권 분쟁 전례…지분 확대 또 다른 이유
김 회장이 이처럼 지배력을 계속 강화하려는 배경으로는 기업 승계 이후 경영권 분쟁 전례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대동그룹의 2대 오너인 고(故) 김상수 전 회장의 차남이다. 고 김상수 회장은 1998년 김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한 반면 장남과 장녀는 철저히 경영권 승계에서 배제했다.

고 김상수 회장은 김 회장에게 지분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2005년 3월 김 회장은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김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듬해 슈퍼개미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등장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박 대표가 소액주주와 연대해 이사 및 감사 선임, 집중투표제 등을 지속 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2012년에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나올 법한 위기를 맞았다. 장녀인 김은좌씨가 장남인 김형철 대동모빌리티 고문(당시 대동 부회장)과 손잡고 박 대표와 연대한 것이다.

이후 장녀인 김은좌씨가 관련 소송을 취하하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되진 않았다.

슈퍼개미인 박 대표의 지분은 2016년 11월 17.08%까지 늘었지만, 이후 매도를 이어가면서 2019년 8월 4.76%로 낮아졌다. 5% 보고 의무도 이때 없어졌다.

업계는 현재 박 대표가 ㈜대동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5% 룰에 따라 만약 지분을 다시 매수했다면 5일 내에 공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당시 경영권 분쟁 경험이 김 회장의 지배력 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집권 초기에 경영권 분쟁을 겪어 지분 확대 필요성을 더 절감했을 것으로 진단한다.

㈜대동 측은 이번 지배구조 강화가 자본확충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대동은 지난 9월 자사주 135만621주를 기반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150억원을 조달했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포석도 있지만,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려는 배경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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