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하고픈거 다 해" 수능 끝난 전북 시험장, 수험생 함박웃음[2026수능]

기사등록 2025/11/13 18:06:02 최종수정 2025/11/13 20:08:25

4교시 종료 전부터 시험장 정문 학부모 붐벼

수험생 나오자 손 흔들며 격하게 환영인사

"고생했다" "애썼네" 위로하며 웃음꽃 지어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장내를 빠져나오고 있다. 2025.11.13.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우리 딸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어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4교시 탐구·한국사 영역이 진행 중인 13일 오후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자치도교육청 전주지구 제20시험장인 전북여자고등학교.

지금쯤 시험장 내부는 남은 과목 문제를 하나라도 더 풀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겠지만, 전북여고 정문 앞 언덕길에는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험생 자녀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학부모들은 언제 정문이 열려 학생들이 나오는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점심으로는 딸이 좋아하는 미역국을 해줬다. 만약 성적이 안 좋으면 미역국을 싸준 제 탓을 하라고 했다"며 "딸은 전부터 수능 끝나면 초등학교 동창끼리 대만여행을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얘기를 들어보니 꽃다발을 사들고 오는 부모들도 있다고 해서 아이가 좋아하는 곱창을 포장해서 들고 올까 했는데 또 그러면 싫어할까봐 그냥 빈손으로 왔다"고 덧붙였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장내를 빠져나오고 있다. 2025.11.13. pmkeul@newsis.com

오후 4시30분이 되자 이미 정문 앞 양쪽 인도는 학부모들로 가득찼다. 수험생의 또래로 보이는 이들은 꽃다발이 담긴 가방을 들고 있기도 했고, 아이가 오기 전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시험장 안내문구가 표시된 학교 전광판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4교시가 끝나는 오후 4시37분에도 시험장 정문이 굳게 닫혀있자 점차 부모와 친구들의 시선은 정문으로 향했다. 약 10분 뒤 정문 펜스가 열렸지만 수험생들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점점 더 아이들이 언제 나오는지를 보기 위해 정문 가까로 인파가 몰렸다.

4시52분, 첫 수험생이 정문 밖을 나선 것을 시작으로 모든 시험 일정을 마친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부모들은 내 자녀가 어디 있을까 목을 빼고 손을 흔들었고, 수험생들은 부모를 보자 행복 가득한 미소를 띠며 곧장 달려갔다.

고된 시험을 마친 자녀들에게 부모들은 "시험 쉬웠어?", "고생했다, 고생했어. 애썼네"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수험생들은 "너무 힘들었어"라고 대답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엄마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25.11.13. pmkeul@newsis.com

정문 앞에서 어머니 최모(40대)씨를 만나 격한 포옹을 나눈 박현주(18)양도 최씨와 함께 웃음 지으며 하루의 피로를 날려버렸다.

박 양은 "시험은 나름 괜찮았다. 집중도 잘 됐는데 막판 가면서 조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았다"며 "고등학교 생활 3년을 지내면서 이젠 다시 안 올 거란 수능이라는 이벤트가 겪고 보니 무거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큰 산을 하나 해치웠으니 홀가분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시험 난도에 대해 박 양은 "모의고사보다 특별하게 난도가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문과라 사회문화와 윤리와 사상 과목을 선택했는데, 사회문화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고 했다.

최씨는 "아이가 파스타, 감바스 이런 걸 좋아한다. 오늘 저녁엔 좋아하는 걸로 저녁을 해줄 예정"이라며 "이젠 너 하고 싶은 거 맘껏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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