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노만석 사퇴 반대…물러나면 검찰개혁 대응 대안 불분명"

기사등록 2025/11/12 13:13:47 최종수정 2025/11/12 13:50:39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 11일 오후 내부망에 게시글 작성

"항소 포기 모든 관여자 비겁…책임 몰아 한 사람에 지우면 안돼"

"누군가 항소장 냈다면 전 국민 대상 마녀사냥식 심판 받았을 것"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한 현직 부장검사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은 11일 오후 내부망에 "이성과 논리로 검찰개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하기 힘든 현 상황에서 총장 대행이 물러나면 누가 검찰개혁의 향후 설계에 대응할 것인지 명확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한 명의 검사는 총장 대행의 사퇴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남긴다"고 적었다.

장 부장검사는 "총장 대행뿐만 아니라 항소장 포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모든 사람이 정도의 차이가 현저히 있겠지만 비겁하다는 측면에서는 공통된 점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그 모든 사람의 비겁함을 총장 대행 한 사람에게 지게 하는 것은 검찰의 또 다른 마녀재판의 한 행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입법, 행정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현재 여당 주도의 검찰개혁 앞에 총장 대행이 개인 욕심인지, 검찰 조직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더 크게 국민을 위해서인지 그 동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가진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 개인적으로는 전혀 무가치한 설득으로 비치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 "검찰개혁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설계되기를 희망한다"며 "독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잠을 자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지만 식견이 짧아서인지, 비굴하게 권력자의 눈치를 보더라도 현실적으로 조금이라도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비굴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4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청사에 간판이 보이고 있다. 2025.09.04. ddingdong@newsis.com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임 지검장은 이달 10일 "항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검사장을 포함해 서울중앙지검 소속 누구든 징계취소소송을 각오하고 항소장에 서명해 제출했으면 될 텐데 싶어 또한 아쉽고 안타까웠다"고 논평한 바 있다.

장 부장검사는 "임 지검장의 의견처럼 누군가 징계를 감수하고 항소장을 접수하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야속함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임 검사장이 징계를 감수하고 재판 결과에 별다른 영향이 없음에도 무죄 구형을 하던 시절과 상황이 같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검찰청 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며 어느 검사가 항소장을 접수했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검사 개인에 대한 단순 내부 징계를 넘어 형사고발, 탄핵, 국감장 소환, 국정조사, 청문회, 모든 국민 대상으로 마녀사냥식의 심판을 받게 되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느 한 검사에게 이 같은 부담을 지우는 것은 가혹하고, 이를 감당하면서까지 항소장을 제출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이 완전히 잘못됐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로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결정 과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검찰 내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르면 이날 노 대행이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 대행이 사퇴한다면 차순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대행직을 맡게 된다.

일선 반발과 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달 8일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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