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빈곤 해결이 더 시급…기후 비관론은 과장된 공포" 주장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유엔(UN)에 장기적인 기후 목표보다 백신과 빈곤 완화에 자금을 집중하는 '대전략적 전환'을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게이츠는 "누군가 나에게 '0.1도 상승과 말라리아 근절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기온이 0.1도 오르더라도 말라리아를 없애는 쪽을 선택하겠다"며 "사람들은 오늘날 존재하는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중요한 문제임을 인정하면서도 "말라리아와 영양실조 역시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부유국의 원조 축소로 지난해 50만 명 이상이 말라리아로 숨졌으며, 올해는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게이츠재단이 올해 16억 달러를 출연했음에도 국제 백신 구매기금 '가비(Gavi)'의 향후 5년 예산이 25%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공개한 서한에서 "현재 기후 관련 자금이 올바른 곳에 쓰이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온도 목표만으로 인류 복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 변화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지만 인류의 멸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 혁신을 위한 민간 투자 확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녹색 기술 지원이 대폭 축소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출범한 그의 벤처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는 지금까지 150여 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향후 10년간 핵분열·핵융합·지열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부유한 나라는 기후 변화에 결국 적응할 것"이라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확산이 이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술과 인프라 개선을 통해 더운 기후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많은 기후 운동가들이 부유국의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극단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의 기후 운동은 아프리카 농민의 고통 때문이 아니라, 뉴욕이 홍수나 폭염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과장된 두려움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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