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공세'에 메모리 위축…영업이익에 영향

기사등록 2025/01/08 09:18:50

메모리 가격 하락 타격 큰 듯

"실적 회복, HBM 전환 속도내야"

젠슨 황, 삼성 HBM 시사 하기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6조5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가운데, 핵심 수익처인 범용 메모리의 가격 하락이 실적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메모리 가격이 크게 하락해 수익성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로의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당초 하향조정된 시장 전망치(7조7000억원)보다도 1조원 넘게 하회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메모리 사업의 연구 개발비 증가와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증가와 함께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도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범용 메모리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처다.

범용 메모리 가격은 4분기에 걸쳐 크게 떨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이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35.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경우 최근 구형 D램인 'DDR4'를 반값에 판매했다. 삼성전자의 수익성 또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동시에 PC와 모바일 등 글로벌 IT 제품 수요까지 둔화하면서 실적 하락 폭은 예상보다 더 커졌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3조9000억원보다 크게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부가제품인 HBM의 매출 비중이 적은 탓에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 더 취약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 회복에 나서기 위해 HBM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량으로 저가 메모리를 생산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는 1분기 실적 저점을 찍은 뒤 2분기에는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HBM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삼성 HBM의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삼성 등 국내 업체가 메모리 물량 조절로 가격을 안정화 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중국에게 이 패권을 넘겨 줄 것으로 본다"며 "HBM으로 전환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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