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근수 김남희 우지은 박기웅 기자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29일 오후 7시50분께 무안국제공항 2층 대기실을 찾은 김 대표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두 손을 모으고 고개 숙였다.
이어 "신속한 사고 수습과 사후 필요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관계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피해자분들에게 귀 기울여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약 11시간 만에 공항을 찾은 김 대표를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 임시 대표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KTX 타면 1시간40분이면 오는데 뭐하는 짓이냐. 이제야 나타나서 뭐하자는 거냐"며 "제주항공 관계자 3명만 남겨라. 어떻게 지원해 줄 건지 얘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일 오전이면 시신이 훼손될 수 있어 그게 급선무"라며 "유족 단체 카카오톡방을 만들어서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저는 초동 대응을 위해 대책본부를 꾸리고 언론 브리핑 후 출발했다"며 "본사에서 선발대를 포함해 250명이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유가족 분들 각자에게 직원을 배정해 지원하겠다"고 해명했다.
사고 수습 및 이후 장례 절차까지 유족들을 전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 기획본부장이 현장에 남아 유족 지원을 총괄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약 10억 달러 규모의 배상 책임 보험을 바탕으로 보상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무안공항 대기실에선 아직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탑승자 유족들이 초조하게 확인 명단을 기다리고 있다. 한 유족은 이 대표가 발언하는 도중 "살려주세요. 빨리 해주세요"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오후 6시20분 기준 탑승인원 181명 중 177명의 시신을 수습했고, 이 중 6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은 공항 격납고 옆에 마련된 임시 영안실로 이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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