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관리 노하우 살린다"…삼성, '미전실' 출신 전면에

기사등록 2024/11/28 16:49:21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 신설…최윤호 초대 실장

김용관, 사장 승진해 반도체 경영전략담당 전진 배치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그룹이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주요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며 그룹 위기 탈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연구조직이었던 옛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름을 바꾼 삼성글로벌리서치는 이날 관계사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 요청에 따라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이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와 경영 건전성 확보 미션을 수행한다.

삼성전자 내부가 아닌 외부 조직에 거점을 두고,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초대 실장을 맡은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21년말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도 배터리사업 성장 토대를 만든 핵심 경영진으로 이재용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물로 통한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후 회장 직속 조직으로 그룹을 지휘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주요 임원들도 뿔뿔히 흩어졌지만 삼성전자 위기 속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전실 출신 인사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하버드 유학 때부터 이 회장과 연을 맺으면서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부회장은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업 및 투자를 이끄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계속 이끈다.

최근 삼성 안팎에서 정 부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음에도 직을 유지,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출신으로 이 회장이 과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때부터 함께 한 박학규 사장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에서 사업지원TF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지원TF에서 박 사장이 받은 역할은 반도체 사업 지원으로, 투자나 인수합병 등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전 계열사를 아우른 경험이 있어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해 DS부문 경영전략담당으로 이동한 김용관 사장은 지난 5월 삼성메디슨 대표에서 사업지원TF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 업무를 거쳐 미전실 전략팀, 경영진담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돼 비즈니스를 안정화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다. 이번에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전진 배치돼 풍부한 사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경쟁력 조기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는 전날 정기 사장단 인사에 이어 오는 29일 부사장급 이하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 회장이 "최근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고 쇄신 입장을 밝힌 만큼 어느 때보다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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