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대구 달서구청이 청사 앞 또는 반경 100m 이내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해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부장판사 김성수)는 원고 대구시 달서구가 피고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집회 및 시위 금지 등 청구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피고 A씨는 달서구 죽전동의 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으로서 감사로 취임해 업무를 했다. 조합장 등 집행부와 갈등을 빚게 되며 조합에서 제명됐다. 갈증을 빚는 과정에서 무고 등 여러 차례 재판을 받으며 징역형,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달서구청 정문 앞 도로에서 A씨는 지난 1월29일부터 인가 처분은 거짓으로 된 것이므로 취소, 조합원의 재산 1688억원 강탈, 달서구청장 사퇴 등 현수막을 설치하고 방송 또는 육성으로 외치거나 녹음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방법으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구청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3월18일 '소음으로 아파트 주민들이 큰 생활 불편을 겪고 있으므로 이의 해결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사무관 2명을 파견해 담당자 등을 면담 조사했고 달서구청에 유선으로 '공무원의 위법 부당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달서구청은 "다수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여러 개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인가처분을 취소하도록 강요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공무원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하고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며 주민들에게까지 큰 불편을 끼치고 있는 등 불법행위로서 금지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성수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소속 공무원들인 경우에는 피해자인 해당 공무원 개인이 자신의 피해에 대한 권리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일 뿐이다. 달서구청이 소속 공무원들을 대신해 피해의 구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며 "고유 재산권이나 시설관리권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별도의 보충적인 권리구제 수단이 존재하므로 이를 통한 구제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인격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전에 행위자에 대해 행위를 금지할 것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원고에게 사전적·예방적 구제 수단으로서 시위의 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기각의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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