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천안공장에 HBM 라인 확장
TC-NCF 등 HBM 핵심 기술 다룰 듯
"패키징, SK하닉 따라잡을 중요 요소"
차세대 HBM인 6세대 'HBM4'부터는 자체 패키징 공정이 중요해지는 만큼, HBM 1위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첨단 패키징 공정 확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천안에 추가로 첨단 패키징 시설을 건립하며 HBM용 패키징 핵심기지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27년까지 충남 천안시의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28만㎡ 부지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 설비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전날 충청남도, 천안시 등과 반도체 패키징 공정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공장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임대 받았는데, 이번 협약을 통해 HBM용 첨단 패키징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패키징은 반도체 제조 마지막 단계로 칩 외부의 시스템과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어드밴스드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TC-NCF)'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주요 HBM 패키징 기술을 위한 설비를 천안 공장에 입주시킬 것으로 보인다.
TC-NCF는 HBM 적층 수가 증가하고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구리로 칩을 쌓아 칩 사이즈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공정이다.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시설 확장은 차세대 HBM 경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6세대 제품 'HBM4'부터는 HBM 제조사의 자체 패키징 능력이 기존 세대보다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HBM4는 기존과 달리 고객 맞춤형으로 제조하는데, 첨단 패키징 공정에 따라 고객이 요구한 만큼 성능을 이끌어낼 지 여부가 이 공정에서 결정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동일한 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시설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같은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면 성능과 전력 효율 면에서 대등해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을 쌓아 HBM을 자체 제조한 뒤 이를 다시 파운드리 공정으로 최종 패키징 해야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대만의 TSMC와 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전자의 TC-NCF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을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원장은 "패키징 공정은 고정되기 때문에 삼성이 TSMC와 협력하게 되면 SK하이닉스와의 HBM 성능 격차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천안에 패키징 라인을 추가 건립하며 아예 HBM용 첨단 패키징 핵심 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취약했던 패키징을 얼마나 빨리 강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HBM 경쟁은 결국 자체 패키징 기술력 차이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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