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 지원 '최대 3개' 제한에도 꼼수…"발각되면 모든 접수 취소"

기사등록 2024/11/12 18:00:35 최종수정 2024/11/12 23:56:16

중복 지원 방지책 없어…친인척 동원 지원


[서울=뉴시스]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신입생 원서접수는 학생 1인당 3개교까지로 제한돼 있는데 이를 어기고 꼼수 지원한 사례가 12일 발각되자 지원 통합 창구인 진학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긴급 공지를 했다. (사진=진학사 홈페이지 캡처) 2024.11.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신입생 원서접수는 학생 1인당 3개교까지로 제한돼 있는데 이를 어기고 꼼수 지원한 사례가 12일 발각됐다.

한 학생의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동원해 본인 인증을 한 뒤 여러 학교에 지원한 것이다. 사립초 지원 통합 창구인 진학사는 긴급 공지를 통해 "아동 1인당 4개교 이상 접수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모든 접수내역이 취소된다"고 알렸다.

'꼼수 지원'이 밝혀진 건 몇몇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서다.

2025학년도 서울 내 38곳 사립초 신입생 모집은 공정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해 통합 전산 사이트에서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원서 접수는 진학어플라이(jinhakapply.com) 사이트를 통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통합 전산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 등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며 한 어린이가 여러 초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틈이 마련됐다. 실제 이 방법으로 접수를 진행했다는 후기도 온라인에 게시됐다. 아동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입력하고 성인의 휴대전화 인증만 하면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인척을 동원해 추가 접수도 가능했던 것이다.

애초에 중복 접수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가족관계증명서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거나 사립초 사이의 교차 검증도 의무는 아니기 때문이다.

진학사는 문제가 제기되자 "아동 1인당 4개교 이상 접수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모든 접수내역이 취소되며 그 책임은 학부모에게 있다"고 사이트를 통해 긴급 공지했다.

또 "이미 4개교 이상 접수한 경우에는 13일 낮 12시까지 지원 희망하는 3개교 이외의 학교에 개별연락해 원서접수를 취소하기 바란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기도 힘들어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진학사 같은 통합 전산 사이트에 넘겨줘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개인정보를 공유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복 지원을 막을 수 없다면 애초에 한 학생이 최대 3곳까지 지원하도록 제한한 의미도 사라진다. 당초 서울 사립초등학교 입학 전형은 학교별로 이뤄지고 지원할 수 있는 학교 수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과열된 사립초 입학 경쟁을 방지하고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4학년도부터 통합 전산 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올해 신입생을 뽑는 학교는 동대문구의 경희·서울삼육·은석초, 중랑구의 금성초, 마포구의 홍대사대부속초, 서대문구의 경기·명지·추계·이대사대부속초, 은평구의 선일·예일·충암초, 금천구의 동광초, 노원구의 상명·청원·태강삼육·화랑초, 중구의 동산·리라·숭의초, 성동구의 한양초, 강북구의 영훈초 등 총 3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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