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과 파키스탄이 불교 간다라 유적 만키알라 스투파를 공동으로 발굴 조사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고학박물관국과 함께 만키알라 스투파의 발굴조사를 시작했다"며 "지난 달 7일에 시작돼 오는 12월 6일까지 두 달 간 진행된다"고 7일 밝혔다.
스투파는 부처 사리를 봉안한 불교 시설로 봉분형태 반구형 구조물이다. 한국의 탑이 ‘스투파’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키알라 스투파는 파키스탄 북서부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20㎞떨어진 곳에 있다.
1~2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스투파는 간다라 스투파 중 상부까지 보존되어 당시 원형을 유추할 수 있는 유물이다. 간다라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파키스탄 라왈핀디 지역 4대 대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스투파는 부처 전생 중 하나인 '살타태자'가 굶주린 어미 호랑이에게 자기 몸을 내어준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석가모니 부처는 이번 생에 열반에 들기까지 수많은 생을 반복하면서 덕을 쌓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이야기 중 '살타태자 본생담'은 굶주린 어미 호랑이에게 자기 피와 살을 내어주어 호랑이를 살렸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법흥왕과 이차돈 대화에서도 등장할 만큼 이른 시기에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고 있다. 동국대학교박물관가 소장하고 있는 국보 '보협인석탑'에도 살타태자 이야기와 연관된 그림이 조각되어 있어 한국과 파키스탄의 불교문화 연결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파키스탄 국가유산 국제개발협력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공동발굴조사의 목표는 이 유적 북쪽 계단 하부 구조 파악이다.
이번 공동발굴조사에서는 드론, 광파측량기, 위성항법시스템 등 최신 장비가 활용된다.
국가유산진흥원 고고학 전문 연구원과 보존과학 연구원이 각 1명씩 투입된다. 파키스탄에서는 미 콰이드 이 아잠 대학교 고고학과 재학생 7명이 참여해 현장 경험을 쌓는다.
가니-울-래만(콰이드 이 아잠 대학교 부속 탁실라 아시아문명 연구소장은 "우리 대학 고고학과 학생들의 발굴조사 실무 교육은 지난 2016년 후 중단됐었다"며 "한국의 지원으로 우리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산 나지르 자미(파키스탄 국가유산문화부 차관은 "이번 발굴조사가 파키스탄 유적 보존관리 역량강화와 더불어 미래세대를 위한 고고학도를 양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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