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관세율 상승 가능성에 불안
관세 부과 시 가격경쟁력 떨어져
넥센타이어, 미국 생산 거점 없어 더 문제
관세 부담 늘면 수출에 치명상 입을 수도
타이어 3사는 올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덤핑 상품에 매기는 징벌적 관세)에서 간신히 벗어났는데, 또 다시 관세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와 달리 미국에 생산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관세 부담이 커질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 미국 현지 판매 가격이 그만큼 비싸지는 셈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한국산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반덩핌 관세율은 한국타이어가 27.05%에서 6.3%로, 금호타이어가 21.74%에서 5.4%로 각각 줄었다. 넥센타이어의 관세율은 14.72%에서 4.2%로 감소했다. 미국 사업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반덤핑 관세율에서 벗어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1년 한국산 타이어 제품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전미철강노조(USW)가 2020년 한국산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가 미국 공정가격 이하라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반덤핑 관세에 시달리다 올해 관세율 인하로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강력한 관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까스로 낮아진 반덤핑 관세율이 또다시 높아질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최소 10% 보편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한 것이 부담스럽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타이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제품 가격 경쟁력도 그만큼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타이어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현지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판매 가격이 오르면 미국 현지 가격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장 없는 넥센타이어의 대책은?
국내 타이어 3사에게 미국 시장은 더없이 중요하다.
올 상반기 매출에서 미국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다. 구체적으로 한국타이어 24.8%, 금호타이어 29.6%, 넥센타이어 25.6%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담이 커져도 수익성을 지켜야 하는 주요 시장이라는 얘기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있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일찌감치 테네시 공장 증설을 추진해 대응이 용이할 것이란 진단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이사회를 열어 테네시 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약 2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증설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승용차 및 경트럭용 타이어 1100만개,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 100만개 등 총 1200만개로 늘린다. 2026년 1분기 양산 완료가 목표다.
금호타이어는 2022년 미국 조지아 공장을 증설해 생산 능력을 연산 400만개에서 450만개로 늘린 상태다.
문제는 넥센타이어다.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기 때문에 관세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다른 해외 생산 공장을 활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6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중국을 제외하면 활용 가능한 해외 공장은 체코 공장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의 경우 유럽 수요 대응에도 빠듯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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