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트럼프 주니어, 밴스 부통령 영입 등 가장 활발한 활동
미 역대 대통령 가족, 친인척 백악관 근무는 ‘전통’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리를 선언할 때 무대 뒤에는 부인 멜라니아 등 그의 가족들이 줄지어 섰다.
7월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족이 총출동했다.
트럼프의 대선 과정에서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약혼녀 캠벌리 길포일, 차남 에릭과 부인 라라 등 전 가족이 참여해 트럼프 집권 2기에 가족들의 백악관 등 정권 참여가 관심이다.
미국은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부인의 조카가 대통령의 회계 비서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등 가족과 친인척이 백악관에서 이런 저런 공식 직함을 갖고 근무한 전통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직은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가족들의 활발한 선거 참여에 이어 백악관 등에서 앞으로 맡을 역할과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중동 등을 오가며 활발할 활동을 벌였다.
트럼프는 3명의 부인 사이에서 5명의 자녀를 뒀다.
3남 2녀 중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에릭은 첫 부인 이바나의 소생이고, 차녀 티파니(31)는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 막내아들 배런(18)은 현재 부인 멜라니아 여사 사이의 자녀다.
트럼프 집권 2기에 가장 활발한 활동이 예상되는 인물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수석부사장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으로 낙점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 트럼프에게 충성하지 않는 인물들을 선별하는 등 차기 정부에서 강력한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의 이방카와 쿠슈너처럼 백악관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할 가능성이 많다.
영국 가디언은 “밴스가 차기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경우 트럼프 주니어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하는 거래를 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고 전한 것처럼 잠재적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변호사이자 보수 성향 방송 폭스뉴스의 뉴스 진행자였던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 길포일도 이번 선거에서 활발한 활동을 폈다.
트럼프그룹 부사장인 차남 에릭은 부친이 2016년 백악관에 입성한 후 부동산, 호텔 등 트럼프 가업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공직을 맡거나 하는 방법으로 정권에 참여할 경우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2020년 선거에서도 트럼프 캠프의 모금 책임자이자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다.
차남 에릭의 부인 라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아 선거자금 모금을 총지휘한 공화당의 ‘금고지기’였다.
그는 트럼프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공동의장을 맡길 만큼 신뢰가 깊다.
이방카는 1기 행정부와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거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 지명 수락 연설과 이번 승리 선언에서 나온 것 정도다.
라라가 이방카의 자리를 대신했다는 언론의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방카는 2022년 11월 트럼프가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가정에 집중하겠다”며 사실상 정치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최근 한 팟캐스트에 나와 정치 참여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에 올인하거나 완전히 안 할 것”이라고 답해 복귀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대인으로 1기에서 대중동 정책에 자주 등장했던 이방카 남편 쿠슈너도 복잡한 중동 정세에 다시 부름을 받을 수도 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난 후에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1기 당시 이방카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신한다고 할 정도로 공개 활동이 없어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린 멜라니아는 선거 막판 유세장에 깜짝 등장해 지지 연설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출판한 회고록에서는 낙태권을 옹호해 낙태권 문제로 카멀라 해리스의 공격을 받는 남편을 간접 지원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가 가족이나 친인척이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가족의 백악관 참여가 없었던 대통령으로는 링컨, 가필드, 시어도어 루즈벨트, 하딩, 쿨리지, 후버, 케네디, 린든 존슨 대통령 등이다.
백악관에 들어온 대통령의 친인척 중에는 자녀 뿐 아니라 조카, 조카의 자녀, 사촌, 영부인의 동생 조카 등 광범위했다.
백악관내 직함은 개인비서, 보좌관, 대통령 주치의, 통신담당 비서 등이 많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백악관 여주인’이 있다.
3대 토머스 제펀슨 대통령이 친인척의 딸을 시작으로 대통령의 딸이나 처제, 조카딸, 양녀 등 적지 않은 인물이 ‘백악관 여주인’ 역할을 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은 처제 2명이 ‘백악관 여주인 대리’로 있었다.
가족과 친인척의 백악관 참여는 ‘전통’이라고 할 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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