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1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
"가계 2.5조·기업 3.5조 이자부담↓"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 인하 결정을 두고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약 6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1일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은 지난해 1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이후 21개월 만이다.
그동안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2022년 이후 기업과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2020~2021년 저금리 기조 하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기준금리가 1%대를 초과한 2022년 2분기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기업 대출 연체율은 1분기 0.48%, 2분기 0.46%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분기 당시(0.49%)와 비슷한 수준이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37%, 2분기 0.36%로 2020년 1분기 수준(0.27%)을 상회하고 있다.
한경협이 2010년 이후 기준 금리와 가계·기업의 대출금리를 이용해 회귀분석한 결과,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 대출금리는 누적 0.14%p, 기업 대출금리는 누적 0.19%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금융권(예금 취급기관)의 가계 및 기업 대출 잔액을 곱해 산출한 이자상환 부담 감소액은 가계 2조5000억원, 기업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경협은 "가구당 이자상환 부담액이 평균 약 21만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채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경우 이번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자 부담액 규모가 워낙 큰 상황이라 재무·자금사정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이다.
기업의 연간 이자부담액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30조~40조원대에 머물렀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 고금리 장기화 등의 여파로 2023년 93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38조7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4배 이상 크게 증가한 금액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1회 인하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기업들의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세제지원 강화를 동반하는 한편, 금리 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별도로 유동성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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