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은 예정된 금리 인하…증시·채권시장 영향 미미"

기사등록 2024/10/11 11:24:28 최종수정 2024/10/11 12:32:16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증권가는 당초 이달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예상해왔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대체로 전망한 한은의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나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후 이어온 한은의 긴축기조도 3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연준의 '빅컷' 이후 물가 안정과 내수 부진을 이유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미 고금리 기간 자체가 예상보다 길게 유지된 만큼 이로 인한 경기 충격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한은이 10월 인하 이후 11월 연속 인하를 하지 못하거나 또는 10월에도 부동산 등 이슈로 동결 정책을 펼치게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겪게 될 경기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이미 상당 기간에 걸쳐 주지한 바 있는 물가 여건이 안정권에 진입했고, 그간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내외 금리 격차 부담 역시 연준의 인하 개시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인하 배경을 밝혔다. 통방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하회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2.5%)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거시건전성정책 강화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한은의 금리 인하가 국내 증시나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미 예정된 금리 인하라 선반영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보다 많이 낮은데 기준금리가 몇 번 더 내려 시장 금리와 격차를 줄여야 실제 실물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 인하는 대체로 예상했던 사안이라 특별히 시장에 영향을 주는 상황은 아니"라며 "국내 증시에는 미국 금리가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 이후에도 채권 시장이 강세 흐름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하 단행으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가 지속적일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 내년에도 2% 넘는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나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고용부진 등으로 성장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는 점에서 내달 수정경제 전망 보고서를 확인하고 넘어가자는 심리는 채권시장 강세를 유지시킬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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