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골수채취, 불법인가…검찰 "부작용 유발" vs 병원 "교육과정 포함"

기사등록 2024/10/08 16:36:50 최종수정 2024/10/08 16:42:06

대법, 공개변론 진행…약 2년 7개월 만

검찰 "의사만 가능…사망 발생할 수도"

병원 측 "전문 간호사 교육과정 포함"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오인균 인턴기자 = 대법원이 간호사가 골수 채취를 하면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공개변론을 진행한 가운데, 검찰과 병원 측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검찰은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고, 병원 측은 의료 선진국에서는 전문 간호 인력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8일 오후 2시 대법원에서 의료법 위반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공개변론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각각 공소사실과 반박 의견을 설명하고 전문가가 견해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사건 쟁점은 ▲간호사의 골수 채취 행위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전문 간호사의 업무 영역 등 크게 두 가지다.

검찰은 골수 채취 행위는 의료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전문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의료인의 진료를 보조하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 테두리 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골수검사를 할 때 의사가 힘을 주는 과정에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적지 않고 치명적인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의사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사망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간호사제도는 전문 간호 인력을 양성하고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지 의료 행위를 확장하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전문 간호사라고 하더라도 의사가 할 수 있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병원 측은 골수 채취 행위를 의사만 해야 한다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에 기반한 주장이며, 전문 간호사의 교육과정에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하태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의사든 간호사든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며 "의료 선진국은 전문 간호 인력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안 되는 이유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 간호사 교육과정에도 골수검사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동맥혈 검사를 위한 채혈 등 골수검사와 비교가 안 되는 고난도까지 전문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맞붙었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온 정재현 해운대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진료부장은 "골수검사를 하기 전에 동의서를 획득하는 과정 등 해야할 것이 많다. 동의서를 획득하는 주체는 의사"라며 "전신 마취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모든 마취를 간호사가 할 수 있는 행위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병원 측 참고인인 윤성수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꼭 의사만 해야 한다거나 간호사가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시급성이 중요하다"며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검사가 아니다. 특별히 위험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 피고인은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재단 법인이다. 병원 소속 의사들이 간호사에게 골수 검사에 필요한 골수 검체를 채취하는 '골막 천자'를 시켰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골막 천자는 의사가 직접 의료행위를 해야만 하고, 종양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진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나 위임 아래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1심 결과를 뒤집고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의사의 현장 입회 여부를 불문하고 간호사가 골수 검사를 위한 골막 천자를 직접 수행한다면 진료보조가 아닌 진료행위 자체에 해당하므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사건의 공개 변론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