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추천 몫' 이숙진 인권위원 선출안은 가결
여당 항의에 정회…"양심불량·사기꾼" 고성 오가
여 "본회의장서 사기 당해" vs 야 "부적절 인사"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기자 = 국회가 26일 민주당 주도로 여당 추천 인사인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을 부결시키면서 한때 파행을 빚었다.
이날 오후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한 교수에 대한 선출안은 전체 298표 중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반면 야당이 추천한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선출됐다.
한 교수에 대한 선출안이 부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너무하다", "합의했으면 합의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 "양심불량들", "양아치"라며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마음에 안 들면 나가라", "자유표결이었다"고 맞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당초 생각한 것이랑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으니 이에 대해 의원들이 완전히 당했다고 생각한다. 설명을 하고 총의를 모아야 한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권위원에 대한 부적절하다라는 자유발언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있었다"고 설명하며 "국민의힘 뜻대로 안 나오면 보이콧 한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양측 고성이 이어지자 결국 우 의장은 15분 간 정회를 선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부결 상황 등을 공유했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도 여야는 상대 당을 향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며 충돌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을 몰랐다"며 "대한민국 국회는 DJ의 민주당이 지난 70년간 쌓아온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있었다. 이런 국회에서 우리가 의정활동을 더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저는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지난 이틀에 걸쳐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을 상세하게 협의했다"며 "한석훈·이숙진 인권위 후보자에 대해 양당이 합의해 선출하는 것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발언해서 의원들이 설득당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다시 한번 묻겠다"며 "교섭단체는 왜 필요하고 여야 합의는 왜 필요한가. 한 가지 약속도 지킬 수 없는데 국회에서 공존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시 한번 이 사태에 심심한 유감을 표하면서, 이같은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민주당 여러분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나. 국민이 사기를 당했다"며 "자기가 사기꾼일 때 남에게 사기꾼이라고 외치는 거다. 국민의힘은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미화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실태, 막말과 오히려 인권위원들이 인권을 짓밟고 있는 행태에 대해서 날카롭게 제기를 하면서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한석훈 위원이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내용 얘기한 걸 볼 때 도저히 한석훈 위원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인사가 얼마나 문제인지 여러분 알고 있지 않나. 국정의 난맥상은 어디에서 나오고 있나"라며 오늘날 윤석열 정권이 국민에게 버림받고 있다는 것을 모르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인사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국민을 대신해서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부분을 확실하게 우리가 표출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 발언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기꾼'을 연호하며 야유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자 민주당 쪽에서는 "김건희 주가조작은 어떻게 할 것이냐. 김건희가 사기꾼"이라며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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