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범, 골프장서 12시간 기다렸다…"발포 못 하고 도주"(종합)

기사등록 2024/09/17 07:06:15 최종수정 2024/09/17 07:08:59

휴대전화 기록 분석…오전 2시께부터 머물러

과거 대량살상무기소지 등 혐의로 유죄 판결

지역 보안관 "트럼프, 안전하게 느낀다 진술"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골프장 현장에서 12시간가량 기다렸다는 정황이 나왔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각) 트럼프 후보 암살 시도가 발생한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의 모습. 2024.09.17.

[서울=뉴시스] 이명동 이혜원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골프장 현장에서 12시간가량 기다렸다는 정황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용의자 라이언 웨슬리 루스의 휴대전화 기록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FBI가 통신사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기록에 따르면 루스는 전날 오전 1시59분께부터 범행이 발각된 같은 날 오후 1시31분께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 주변에 머물렀다.

트럼프 후보는 당시 골프장에서 5~6번 홀을 돌고 있었고, 비밀경호국 요원이 그보다 앞서 향후 이동할 홀을 살피다 울타리 사이로 튀어나온 총구를 발견했다. 비밀경호국 요원이 먼저 발포하자 루스는 트럼프 후보를 대면하지 못한 채 도주했다.

추격전 끝에 검거된 루스는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발포하지는 않았다.

루스는 2002년 대량 살상·파괴 무기 소지, 경찰관 저항, 은닉 무기 소지, 신분증 사기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2010년엔 여러 건의 도난품 소지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연방법은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루스가 발견된 지역에선 조준경이 달린 SKS형 소총, 디지털카메라, 배낭, 음식이 든 비닐봉지가 회수됐다. 총기 일련번호는 맨눈으로 식별 불가능한 정도로 지워진 상태였다.
[키이우=AP/뉴시스]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라이언 웨슬리 루스가 2022년 4월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4.09.17.

FBI 현장 지휘관은 민간인 목격자 7명을 넘어 루스의 가족, 친구, 전 동료까지 인터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열혈 지지자로 알려진 루스는 온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FBI는 모든 게시글과 온라인 검색기록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까지 공범이 존재한다는 정보는 수집된 바 없지만 단독 범행 여부를 계속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루스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민주당에 25달러(약 3만3300원) 이하로 모두 19차례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기부금을 낸 이력이 없다.

로널드 로 비밀경호국 국장 대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최고 수준의 경호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밀경호국은 자산을 늘리고 원하는 경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였다. 어제 이 같은 것이 시행됐다"고 발표했다.

로 국장 대행은 트럼프 후보가 소유한 플로리다 소재 저택 마러라고를 둘러싼 보안은 그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을 때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수많은 군인과 비밀경호국 자산이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암살 시도가 발생한 전날 골프 라운딩은 비공식적인 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은 트럼프 후보가 전날 밤 전화로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며 용의자가 총을 한 발도 발사하지 못한 상태로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운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브래드쇼 보안관은 "마러라고 부지 보안은 가능한 최고 수준"이라며 "비밀경호국에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루스는 이날 유죄 판결받은 중범죄자의 총기 소지 및 일련번호가 지워진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다.

중범죄자 총기 소지 혐의는 최대 징역 15년과 3년의 보호 관찰, 일련번호 없는 총기 소지 혐의는 최대 징역 5년과 3년의 보호 관찰에 처할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조사를 통해 루스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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