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충남 서산시 소재 조선 시대 읍성…군사 요충지·천주교도 순교지
과거·현재·미래 아우르는 '지혜 문화 축제'…문체부, '로컬100 - 축제'에 선정
서산문화재단, '몽유송원' '해미 해피 테이블' '어린이 축제' 등 '베스트 8' 추천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해미읍성'은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조선 시대 읍성이다.
왜구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제3대 태종 집권기인 1417년 축성을 시작해 제4대 세종 때인 1421년 완성했다.
성벽은 총길이가 약 1800m, 높이가 약 5m다. 성벽 밖에 깊이가 약 2m인 해자를 둬 방어 기능을 강화했다.
충청도 병마절도사가 주둔할 정도로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실제 '임진왜란'(1592~1598)과 '병자호란'(1636~1637) 등에서 방어 기지로서 큰 역할을 했다.
조선 제26대 고종 시기인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약 1000명에 달하는 천주교 신자가 이곳에서 순교했다. 이에 '한국 천주교 3대 성지' 중 하나로 꼽힌다.
충남 서산시와 (재)서산문화재단은 '제21회 서산해미읍성축제'를 10월2~5일 읍성 일대에서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고성방가(古城放佳) 시즌 2 - 지혜의 성, 해미읍성에서 만나는 지혜 문화 축제'다. 슬로건은 '읍성을 열고, 지혜를 만나자'다.
지난해 '고성방가시즌 1'이 방문객에게 사랑받았던 점을 수용하면서도 ▲역사와 지혜 체험 ▲지역 주민·상인과의 상생 ▲해미읍성 아이덴티티 찾기 등으로 거듭난다.
'축성 600년'인 해미읍성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지혜 문화축제'를 펼친다.
메인 무대, 공연, 상생, 체험, 상설, 전시 등 6개 분야에 걸쳐 36개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읍성 안팎에서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 난다.
일반적인 지역 축제는 즐길거리 범위가 한정돼 모든 세대가 즐기기 어렵다. 그러나 서산해미읍성축제는 전시, 체험, 지역 상생, 공연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즐길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 가치는 충남 지역 축제 가운데 유일하게 '로컬 100'에 선정됐다는 사실에서 가늠할 수 있다.
로컬 100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내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역 명소, 콘텐츠, 명인 등을 선발한 사업이다.
서산시는 임시 공휴일인 10월1일 '국군의 날'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해미읍성을 개방한다. 방문객이 축제 전야제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류재현 축제 총괄감독은 "방문객과 지역 주민, 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해피 해미읍성축제'를 만들고, 해미읍성의 잃어버린 역사·문화도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서산문화재단 임진번 대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오마주한 '몽유송원'이 27일 점등한 만큼 사실상 이날 축제가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서산의 먹거리, 즐길 거리 개발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산시 이완섭 시장은 "올해 서산해미읍성축제는 선조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며 "고성(古城)의 역사와 지혜가 어우러지는 서산해미읍성축제에서 풍성한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청했다.
해미읍성은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와 인접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70분(서부간선도로 금천IC ~ 해미읍성입구 기준) 이내로 접근할 수 있다. 총 10개 주차장 부지를 확보해 주차하기가 편리하다. 한서대에도 주차가 가능하다. 해미읍성과 한서대 사이엔 셔틀버스가 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대부분의 지역 축제와 180도 다른 장점이다. 터미널을 비롯한 시내 각지에서 해미읍성으로 향하는 셔틀버스가 20분마다 운행한다.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터미널과 서산공영버스터미널 사이 직통 고속버스가 15~45분 간격으로 다닌다. 인천, 경기(안산시·수원시·부천시·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과 대전, 광주 등 지역 거점 터미널 사이 노선 또한 운영 중이다.
다음은 서산문화재단이 꼭 둘러보라고 '강(력히)추(천)'하는 '제21회 서산해미읍성축제 베스트 8'이다.
◇미디어 아트 '몽유송원'
축제 하이라이트는 서산 태생인 조선 전기 화가 안견(생몰연도 미상)이 1447년에 안평대군(1418~1453)이 꾼 꿈을 화폭에 옮긴 '몽유도원도’를 오마주한 '몽유송원' 미디어 아트다.
축제 개막 5일 전인 27일 점등해 축제 기간인 10월2~5일 각 오후 6시30분~9시30분 레이저, 포그 머신, 프로젝터 등이 송림의 소나무들과 바람 등과 화합해 축제의 밤을 밝힌다.
오랜 세월 해풍(海風)을 맞으며, 굴곡진 근현대사 속에서도 꿋꿋이 생명을 이어온 송림은 현대 기술의 총아들과 만나 570여 년 전 이곳에서 살았던 조선인들의 이상적인 삶과 꿈, 가치관을 바람과 함께 전한다.
번잡함이 싫다면 축제 개막 전 미리 관람하면 좋겠다.
◇해미 해피 테이블(Hae咪 Happy Table)
여행을 떠나는 목적 중 하나가 낯설지만, 맛있는 음식과의 만남일 것이다.
이번 축제는 '맛으로 하나 되는 축제'를 표방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여는 축제는 대부분 공식 '푸드 코트'를 운영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점을 표출하곤 한다.
해미읍성축제는 읍성 입구 진남문 앞 직선의 대로를 막고, 일명 '해미 해피 테이블'(Hae咪 Happy Table)을 준비한다. 노랑, 빨강 파라솔 테이블 150개를 설치해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이 축제 최초로 시도한다.
인근 음식점에서 테이크 아웃 상품을 사와 테이블에서 편히 먹을 수 있다. 축제와 음식점들이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겼다.
읍성 앞에는 서산의 향토 음식부터 젊은 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수제버거 맛집까지 맛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해미 해피 맛 지도'가 배치돼 편리함을 더한다.
◇해미읍성 1935 사진전
축제를 준비하면서 SNS를 통해 해미읍성의 1935년도 사진을 비롯해 천주교인들이 처형을 당한 회화나무 앞 사진, 1955년 해미국민학교(현 혜미초등학교) 졸업식 사진 등 귀한 사진 20점을 찾았다.
1955년 해미국교를 졸업한 80대 중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해미읍성을 담은 옛 사진을 기증하는 분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세대 공감+세대 만족 프로그램
가족 여행객에게는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절실하다.
'해미 지혜 콘서트'(박해미, 김희재, 린, 한이재, 장하은, 비와이 등)가 바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기고, 감동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10월3~5일에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출신 DJ들이 펼치는 야간 EDM 공연인 '고성 댄스 PARTY!'(DJ Vandal Rock·DJ Juncoco·DJ Ari)가 마련된다. 젊은 세대들을 위한 열정 EDM 공연이다. DJ Ari가 '서산 영 파워'를 대표한다.
10월4일 '현대자동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월5일 한국음악협회 서산시 지부 단원들의 '해미 더 클래식', 뮤지컬 팀 '어쏘티드'의 '뮤지컬 갈라 극장' 등 무대가 이어진다.
'글로벌 공연'도 눈길을 끈다. 콜롬비아, 루마니아,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출신 공연자 123명이 참여하는 '세계 민속 공연'이 축제 기간 내내 펼쳐진다.
서산시 출신 가수들의 공연도 준비된다. 가수 현강, 김중배, 나윤한, 금채안, 임도형 등이 세대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어린이 축제
서산시는 '충남 도내 출산율 1위 도시'답게 '베베핀' '브레드 이발소' '로보카 폴리' 등 어린이가 행복해할 공연 프로그램을 알차게 선보인다.
'미로 바운스' '놀이 바운스' '슬라이드' 등 '전통'을 모티프로 한 대형 공기 구조물로 가득한 '어린이 놀이터'도 준비된다.
지난해 축제에서 인기를 끈 '어린이 당근마켓'이 업그레이드돼 돌아온다.
◇바람 축제
이번 축제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축제'로 처음 발걸음을 내디딘다.
'풍력 발전기'를 만드는 향토 기업과의 만남을 통해 축제 메인 무대 인근, 전체 보행로 등지의 경관 조명을 풍력 발전기를 돌려서 얻는 에너지로 밝힌다.
◇옛 지혜전
옛날에 선조들이 쓰던 물건 중에 '분판';인삼 씨앗 파종기' '바늘 쌈' '나무 풍구' 등이 있다.
이번 축제를 위해 '특별전'이 마련된다. 우리옹기박물관 이종희 관장의 해설이 곁들여지는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이다.
관람객 모두가 조상의 슬기를 다시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옛 물건은 모두 친환경 물건'이라는 사실이다.
◇친환경 전투 식량
전쟁이 나면 점잖게 예의를 차려서 식사할 수 없다. 최대한 서둘러 '생존형 식사'를 해야 한다.
이에 착안해 이번 축제에서는 주먹밥, 뻥튀기, 연잎 등을 슬기롭게 활용하여 '친환경 축제 먹거리'를 선보인다.
뻥튀기를 활용한 '주먹뻥밥'이 대표적이다. 버릴 것 하나 없이 다 먹어도 되는 음식이다.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