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로프, 프랑스 체포 후 첫 입장 발표
"프랑스 접근 방식, 기술 혁신 저해"
"텔레그램 악용 개선 중…조만간 발표"
RT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한 장문의 성명에서 "인터넷 서비스에 불만이 있는 국가는 서비스 자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기존 관행"이라면서 "스마트폰 이전 시대의 법률로 플랫폼에서 제3자가 저지른 범죄로 CEO를 기소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두로프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 도착한 직후 체포됐다 며칠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미성년자 성범죄물 배포, 마약 거래, 자금 세탁 등 공모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범죄자들이 텔레그램을 불법 행위에 이용하는 것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유럽연합(EU)에 텔레그램 공식 담당자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연락이 어렵다는 프랑스 검찰의 주장을 일축했다.
두로프는 "텔레그렘은 EU의 요청을 접수하고 답변하는 공식 대표를 EU에 두고 있다. 누구나 구글에 '법 집행을 위한 텔레그램 EU 주소'를 검색하면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 당국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락을 취했다"면서 자신의 머물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재 프랑스영사관의 '단골 손님'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두로프는 프랑스의 이 같은 접근 방식이 기술 혁신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술을 구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 어떤 혁신가도 그 도구로 잠재적 남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새로운 도구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텔레그램이 '무법 천국(anarchic paradise)'이란 의견에도 반발했다. 두로프는 "우리는 매일 수백만 개의 유해 게시물과 채널을 삭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텔레그램 측의 노력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도 일부 인정했다.
그는 "텔레그램 사용자 수가 9억5000만 명으로 갑자기 급증하면서 범죄자들이 플랫폼을 악용하기 쉬워지는 성장통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나는 이것을 크게 개선하는 것을 개인적인 목표로 삼았다. 이미 내부적으로 그 과정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진행 상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두로프 체포와 기소는 언론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온라인 상의 피해 방지 사이의 균형에 대한 오랜 논쟁을 재점화했다. 테슬라 창업자이자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이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러시아도 우려를 표명하고 프랑스 당국에 혐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로프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며 2010년대 후반부터 두바이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UAE, 카리브해 국가인 세인트키츠네비스 시민권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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