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간계약 해지되면 민 전 대표 1천억원 풋옵션도 없던 일로
어도어 "민희진, 사내이사 유지…뉴진스 프로듀싱 계속"
민 측 "민희진 대표와 협의된 바 없다"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어도어 신임대표 선임
민 대표 측은 27일 "민희진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해임결의를 했다. 이는 주주간계약의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또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 프로듀싱을 계속한다고 밝혔는데, 민희진 대표와 협의된 바 없다.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라고 설명했다.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24일 돌연 대표이사 변경의 건으로 이날 이사회를 연다고 민 전 대표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대표는 이날 유선으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민 대표 측은 "이날 대표이사 변경 건과 관련 입장에 대해서는 숙고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부연했다.
어도어는 반면 이날 오후 "금일 어도어 이사회는 안건 통지, 표결 처리까지 모두 상법과 정관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 개최 일정은 민희진 전 대표가 연기를 희망해온 날짜 가운데 정한 것"이라면서 "민 전 대표는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는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어도어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반박했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1대 3 구도다. 민 전 대표 외에 이 레이블의 모회사인 하이브 측 인사인 김 신임 대표, 이재상 대표이사(CE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채워졌다.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 중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5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임총)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제기하며 민 전 대표의 해임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을 받아들이면서 불발됐다. 다만 민 전 대표의 측근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당시 사내이사에서 해임됐었다. 민 전 대표는 현재 어도어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어도어는 또 "어도어 내부 조직도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게 된다"면서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왔던 멀티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으나,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임원진과 갈등과 별개로 프로듀싱 능력은 인정 받고 있다. '뉴진스 맘'으로 통할 정도로 뉴진스의 색깔과 정체성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그녀가 이 팀의 프로듀서를 그만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민 전 대표와 뉴진스는 내년 첫 월드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과 이들의 부모들은 민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이번 어도어 이사회의 민 전 대표의 대표직 해임 결정이 가능한 이유는 하이브가 작년 초 민 전 대표와 체결했던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계약대로라면 하이브는 오는 2026년 11월까지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주주간계약이 사라지면,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약속한 1000억원대의 거액의 풋옵션까지 없던 일이 된다.
앞서 하이브가 지난 19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엔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투자와 관련해 비지배지분 20% 일부에 대해 풋옵션을 부여하는 주주간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 다만 연결회사는 보고기간 말 이후 일부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간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해 현재 계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주주간계약 해지와 관련 추가 입장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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