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과학기술원, 구조 간단한 EUV 개발
ASML 장비시장 독점구도 변화 전망도
반도체 업체, 첨단 칩 생산능력 높일지 주목
특히 일본은 가성비 제품을 최근 개발해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의 독점 구도에 어떤 변화를 줄 지 주목된다.
ASML의 EUV 장비는 대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데다 연간 생산량도 적은 탓에 삼성전자와 TSMC 같은 반도체 업체들은 장비 확보가 늘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ASML의 EUV를 대체할 장비가 양산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원 연구진은 ASML의 EUV 장비보다 구조를 간소화하고, 생산 비용은 낮춘 신형 EUV 장비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6개의 광학 반사거울을 쓰던 기존 장비와 달리 2개의 반사거울만 쓰는 등 구조를 단순화했다. 동시에 반도체 생산 신뢰도를 높이고 유지·관리 복잡성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EUV 장비는 여러 개 반사거울을 통해 빛을 반사시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초미세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만들려면 이 EUV 장비가 필수다.
ASML은 이 EUV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만큼 1대에 3000억원을 넘는 고가다. 삼성전자와 TSMC 등 반도체 업체들마저 장비 구입에 큰 부담을 느낄 정도다. 그마저 납품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형 EUV 장비가 양산될 경우 ASML 독점 공급 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고 내다본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몰리는 만큼 반도체 업체들의 EUV 장비 확보가 수월해지면 생산능력 확대도 노릴 수 있다. 또 첨단 반도체 생산 원가가 낮아져 반도체 수익성도 더 향상된다.
EUV 장비 업체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경우 반도체 업체들은 좀 더 유리한 가격 협상도 가능해진다.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신형 EUV 장비가 대량 생산되면 칩 장비 산업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전체를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반도체 업체들과 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EUV 장비 구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TSMC에 비해 EUV 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도 신형 EUV 장비를 통해 초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능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장비 보유 대수가 40~50대로 알려졌는데 이는 TSMC의 40~50% 수준이다.
한편 일본 필름업체들도 ASML의 EUV 장비 독점 체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캐논은 지난해 ASML의 EUV보다 저렴하고 90%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 기술을 공개했다. EUV 투자에 소극적이던 니콘도 EUV 장비 신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EUV 장비가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첨단 반도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 실제 장비 양산까지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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