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탄핵 추진에 이상인 직무대행 자진 사퇴
국힘 "'탄추니즘'을 주술처럼 외치고 밀어붙여"
민주 "탄핵 피해 세번 째 도주…이진숙도 도망갈 것"
[서울=뉴시스]조재완 최영서 기자 = 여야는 26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전 사퇴한 것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막가파식 탄핵' 공세에 맞선 방통위 정상화 조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고, 야당은 이 직무대행이 탄핵을 피해 도주했다고 비판했다.
이 직무대행은 야당이 전날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려 하자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직무대행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방통위는 상임위원이 한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야당이 하도 막가파식 탄핵을 추진하니까 민주당의 탄핵 추진 음모, 민주당이 우기는 계략에 말려들지 않고 방통위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남발하고 직무대행까지 불법 탄핵을 시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65조는 국회 탄핵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방통위법 제6조는 위원장만을 탄핵 소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애초에 직무대행은 탄핵 대상이 아니다"며 "법률상 명시적 규정도 없이 직무대행자를 탄핵 소추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검은 속셈대로 직무대행이 탄핵되면 그 순간 방통위 업무는 멈추게 된다"며 "오로지 방송 장악하겠다는 당리당략 때문에 국가 행정 업무를 마비시켜버리겠다는 민주당 발상이 참 경악스럽다"고 했다.
또 "얼마 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 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먹사니즘'을 외친 바 있다"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민생과 아무런 관련 없는 막가파식 탄핵만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생과 아무런 관련없는 탄핵 추진 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탄추니즘'을 주술처럼 외치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민주당의 막무가내식 탄핵, 이젠 멈춰야 한다. 정략에 정신 팔려 탄핵만 외치는 탄핵 중독증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직무대행의 자진 사퇴를 '도주'로 규정하고,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숙 후보자도 부적격 인사임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위원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며 "이동관, 김홍일에 이어 이상인 직무대행까지 벌써 세 번째"라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다음번에 등장할 방통위원장도 탄핵을 피해 중도에 도주할 것이 불보듯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인 직무대행은 위법적 2인 체제의 행동대장 노릇을 하더니, 1인 체제에서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 지원자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집행해 직권남용의 범죄를 저질렀다"며 "방통위를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입맛대로 방송을 주무르겠다는 선언"이라며 "법과 원칙에 대한 조롱"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의 손이 닿은 모든 국가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며 "마이너스의 손,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의 방송장악 폭거는 하나하나 국민의 가슴속에 기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끝내 이진숙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며 방송장악을 강행한다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 파괴, 언론자유 훼손에 맞서 싸울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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