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후 10개 법안 거부권
공수처 수사 탄력…결과에는 부담 가중
공수처가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 의지를 얼마나 드러내는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수사하는지 여부에 따라 야당의 특검법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해 해당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지난 2일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특검 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한 지 19일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수처·경찰 수사 이후 판단'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 나아가 수사가 마무리된 후 '봐주기 의혹이 있다면 자신이 먼저 특검 도입을 주장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법무부는 국무회의에서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 이유로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특별검사 임명권을 사실상 민주당에서 행사하는 점 ▲여야 합의 없이 강행처리한 법안 ▲기존 수사기관에서 계속 수사 중인 점 등을 들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거부권 행사로 공수처의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진행하던 수사를 타 기관에 이관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공수처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날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사건 외압을 주장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동시 소환조사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오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특검 논의와 관련해 "입법부에서 현명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고, 공수처 입장에선 그런 것(결정과) 상관없이 진행되는 수사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야당에서 22대 국회에서도 채상병 특검법을 제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은 공수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수처 수사가 미진하거나, 수사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칠 경우 야당에 특검법 추진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오동운 처장이 새롭게 부임했지만, 아직 공수처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향후 주요 수사나 차장 선임 등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대통령실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특별히 저희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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