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수사하라"며 사표…응답 없는 공수처 부담 가중

기사등록 2024/03/29 17:18:11 최종수정 2024/03/29 18:33:28

공직 벗으며 개인 차원 수사 대응

수사 정보 유출 강조, 공수처 부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9일 사직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모습. (공동취재) 2024.03.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임명 25일 만에 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향방이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외교부 장관에게 대사직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도 같은 날 사의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수사가 총선 쟁점으로 비화하면서 사직 후 개인 신분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는 출국 후 언론 인터뷰, 21일 귀국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신속 수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날도 "빨리 조사해 줄 것을 계속 요구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책임 소재가 공수처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사의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가진 이들은 국회 현안질의·자료제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항명 사건 수사기록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밝혀졌다고 본다. 공수처가 법리 판단을 내리면 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공수처는 이 대사 소환 선결 과제로 압수물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제시하며 "소환조사는 당분간 어렵다"(지난 22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최근 "수사외압 의혹 관련 디지털 포렌식은 완료된 것도 상당 부분이 있고, 진행 중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가 지난 7일 4시간 조사 과정에서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작업은 압수한 PC나 휴대전화에서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선별하는 작업을 말한다. 선별된 정보를 분석하는 작업은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수사 담당 부서는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사건도 맡고 있어 인력 여유가 없다고 한다.
[인천공항=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지난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3.21. kgb@newsis.com
참고인 소환 조율도 여유롭지 않다고 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는 수사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검·경의 소환 요청에도 비협조적인 경우가 있지만 공수처의 경우 '공수처 수사 대상도 아니지 않느냐'며 불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대사 측이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강조하는 것도 공수처로선 부담이다. 이 대사는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외국 여행을 다녀왔을 정도로 출국금지를 염두에 두지 못했다고 한다. 이 대사의 출국금지 사실은 지난 6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공수처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수처 측은 이 대사의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과 재출국금지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은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 8명에게 혐의점이 있다며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지만, 국방부 장관이던 이 대사가 결재 다음 날 이첩 보류를 명령했다는 것이 골자다.

박 전 단장은 VIP 격노설을 전해 들었다며 임 전 사단장 등을 이첩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첩을 강행했지만, 국방부는 경찰에 보내진 수사 기록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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