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지시로 제재…"나발니 죽음에 푸틴 책임"
러 전쟁 동력 차단 집중…중앙은행 자금 압류 거론
테러지원국 지정엔 신중…하원 계류안 통과 촉구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 보좌관은 20일 온라인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번주 금요일(23일)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과 관련해 러시아의 책임을 묻기 위한 주요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나발니는 푸틴 정부가 저지른 부패와 폭력에 용기있게 맞섰던 인물"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세상에 뭐라고 얘기하기로 결정했건 그의 죽음에 푸틴 대통령과 그 행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제재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번 패키지는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푸틴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고안됐을 뿐 아니라 나발디의 죽음과 관련한 추가제재가 보완된 일련의 제재"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동맹국들과 함께 수천명의 러시아인과 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리고 러시아중앙은행 자금을 동결 조치했다. 일부 러시아산 제품의 수입도 금지하고 러시아은행의 글로벌금융거래시스템 스위프트(SWIFT) 접근도 차단했으며 러시아산 원유에는 가격상한을 부과하는 등 겹겹이 제재를 취한 상태다.
추가 제재는 러시아 방위산업과 경제분야 등을 아우를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전쟁기계와 침략, 억압에 동력을 제공하는 러시아 방위산업과 경제 수입원의 다양한 요소들을 포괄하는 실질적인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힌트를 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에 있는 러시아중앙은행 자금을 압류하거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선을 낮추는 방안 등이 제안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교정당국은 지난 16일 시베리아 감옥에 수감돼 있던 나발니가 돌연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죽음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망경위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취재진과 만나 "이미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지만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며 나발니 사망과 관련한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정부도 아직 명확한 나발니의 사망 경위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나발니가 북극권 감옥에 수감되는 등 푸틴 정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탄압받아온 만큼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커비 보좌관은 이러한 주장에는 선을 그으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커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 하원이 조속히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당장 푸틴에 맞서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들 중 하나는 초당적인 국가 안보 추가예산 및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통과시켜 그들이 계속 용감하게 싸우고 국가를 지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날 나발니 죽음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국가정상에 대한 근거 없고 저속한 비난"이라고 반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