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4시57분께 처음으로 화재 신고
0세 아이 이불에 감싸 뛰어내리다 변
아내와 아이들은 생명 지장 없어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30대 남성은 첫 화재 신고자로, 아내와 함께 두 아이를 안고 뛰어내리다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1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화재 신고자는 이번 화재로 숨진 30대 남성 박모씨로 최초 화재가 발생한 3층 바로 위층인 4층에 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와 함께 0세·2세 아이를 키우던 그는 화재 신고 후 0세 아이를 이불로 감싸 4층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그의 아내도 2세 아이를 이불로 감싸 뛰어내렸는데, 어깨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이들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현재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날 화재로 숨진 또 다른 30대 임모씨는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4시57분께 화재 발생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인력 220명과 장비 57대를 투입해 오전 6시37분께 대부분의 불길을 잡았고 오전 8시40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화재 신고 약 3시간43분 만이다.
이 불로 박씨와 임씨 등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 33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고 한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3층의 거주민인 70대 남녀는 창문 밖으로 떨어져 생명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26일 소방 당국과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봉구청은 이날 현장에 통합지원본부 등을 꾸리고 담요 등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등 이재민 구호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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