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사교육 카르텔' 타깃 된 시대인재에서 수학
교육부 "사교육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무색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기록적으로 까다로웠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유일한 전 영역 만점자와 표준점수 전국 수석이 모두 유명 입시학원의 재수 종합반에서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교육계와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경기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를 졸업한 재수생 유리아(19) 양이다.
유양은 선택과목으로 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미적분', 탐구는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응시했다. 표준점수(국·수·탐) 만점은 435점이다.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는 표준점수 대신 등급(1등급)만 나온다.
표준점수 수석은 대구 경신고를 졸업한 이동건 군이 거론되고 있다. 이군은 '화학Ⅱ'와 '생명과학Ⅱ'를 응시했으며, 생명과학Ⅱ에서 한 문제를 틀렸음에도 표준점수(국·수·탐) 449점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자신의 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점수다. 영역별 만점자의 최고 표준점수가 상승했다면 시험이 보다 어려웠다는 의미다.
표준점수는 그 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고 영역과 선택과목에 따라 다르다.
만점자인 유양이 치른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은 최고점이 각각 69점과 68점이다. 반면 수석으로 거론되는 이군은 과학탐구 중 가장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화학Ⅱ'(80점)을 응시했고 생명과학Ⅱ는 하나를 틀렸지만 만점을 받았다면 73점을 얻는 과목이었다.
두 학생은 모두 고교 졸업 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명 재수종합학원 '시대인재'를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원은 이른바 '족집게 문제'를 바탕으로 최근 대치동에서 급성장한 입시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수업보다 모의고사 문제를 얻기 위해 지방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상경해 수업을 듣는 시스템으로 전해졌다.
시대인재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킬러문항 배제'를 지시하고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근절을 지시하면서 정부의 주요 타깃이 된 학원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 3명 중 유일한 졸업생인 황모군(서울대 의대 합격)도 시대인재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 당국은 전날에도 공교육 만으로도 수능을 대비할 수 있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다소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전날 올해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번 시험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고 중위권 수준은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어 최고 표준점수가 2019학년도(150점)와 동일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점, 영어가 절대평가 도입(2018학년도) 이후 1등급 규모가 가장 적은 4.71%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 등에서 논란이 일었다.
수능 만점자인 유양은 시대인재를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 올해와 같은 시험에서 목표하는 대학에 진학할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제가 사교육을 받지 않고 만점을 받았다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저는 재수종합학원을 다녔기 때문에 답을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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