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첫 공개연설서 "전선 확대 이스라엘에 달려"

기사등록 2023/11/04 00:56:09 최종수정 2023/11/04 07:03:30

"모든 옵션 가능"…'전면전' 선언은 안 해

[AP/뉴시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집회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한 달여 만에 첫 공개 연설에서 전선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고 경고했다. 2023.11.0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의 전선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것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경고했다. 다만 주목됐던 '전면전'을 선포하지는 않았다.

알자지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이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전쟁 개전 한 달여 만에 레바논 베이루트 집회에서 영상으로 생중계한 첫 공개 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연설은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2006년 한 달 전쟁 이후 직접적인 첫 공개 연설이기도 하다고 CNN은 전했다.

나스랄라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작전명 '알아크사 대홍수' 기습 공격을 '신성한 작전(blessed operation)'으로 묘사하면서 "그것이 이스라엘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영광스럽고 엄청난 작전은 안보와 군사, 정치, 외교, 그리고 심리적 측면에서 지진(대변동)을 일으켰다. 이것은 전략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그 영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이 작전 계획에 개입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것은 100% 팔레스타인인에 의해 시행됐다"면서 "극비리에 진행했기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에 대해선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나스랄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민병대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 내에서 매우 존경 받는 인물이다. 그가 전면전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면 이라크, 시리아, 예멘의 이슬람 무장단체들도 함께 행동에 나서 본격적인 중동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나스랄라는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하마스 기습 공격 개시 하루 만인 10월8일부터 전투에 참가했다. 레바논 (남부) 국경을 따라 이스라엘군과 매일 교전을 벌이는 것이 미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매우 중요하고 1948년 이후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교전으로 인한 헤즈볼라 사망자는 현재까지 57명이라고 했다.

이어 "레바논 전선 추가 확대는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레바논 전선에서 모든 옵션은 열려 있다"면서 헤즈볼라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목표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하마스의 승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그것은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 행동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선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당장 '전면전'을 선언하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의 군함 배치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으며,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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