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50년 총 수주액 20% 달하는 280억달러 담당
사우디 진출 국내 기업 약 300여개 가운데 부동의 1위
아미랄 프로젝트 이어 자푸라 가스전 수주로 위상 확인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973년 고속도로 건설공사 이후 50년간 국내 건설사의 전통 수주텃밭으로 불린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건설공사는 총 1600억 달러가 넘으며, 이는 역대 해외수주 누계(총 9540억 달러)의 17%를 차지할 만큼 큰 규모다.
그 중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K건설의 대표기업으로서 사우디에서만 총 170여 건, 약 28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사업을 펼쳤다.
건설시장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주누계 실적을 통해 사우디 진출 국내 기업 약 300여 개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2억 달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첫 진출을 한 이래 이듬해인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9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1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아울러 이 공사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Aramco)’가 주베일 지역에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데 핵심 항구 역할을 했다.
이후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사우디 전력청의 신뢰를 통해 광활한 사우디 사막에서 약 70개의 송·변전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현대건설이 건설한 사우디 내 송전선로 길이는 지구의 반을 두를 수 있는 2만㎞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를 비롯해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정상 외교와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원팀코리아’의 지원이 가세하며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진출 이래 사상 최대인 약 50억 달러 규모다.
현대건설은 패키지 1·4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했으며, 이는 현대건설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샤힌 프로젝트, 올해 아미랄 프로젝트에 이어 자푸라 가스처리시설까지 추가로 수주하며 한-사우디 국가차원의 협력 성과로 꼽히는 아람코 초대형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중인 ‘비전 2030’ 핵심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지난해부터 네옴시티 중 직선도시 ‘더 라인’ 지역의 지하 터널공사를 수주해 삼성물산, 그리스의 아키로돈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을 맞아 현대건설은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인프라 분야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양국 최대 통신기업인 KT 및 STC와 사우디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맺는 등 미래사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한·사우디 경제외교를 통해 첨단 신사업 참여 기회와 네옴시티의 추가 수주 등이 기대됨에 따라 현대건설은 사우디 주요 발주처와의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을 보다 공고히 다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K건설의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