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증원' 배수진…"16만 의사·의대생 강경 투쟁"

기사등록 2023/10/17 19:42:30 최종수정 2023/10/17 19:48:53

이필수 의협회장 "정부 강행하면 집행부 사퇴"

"정부는 의료현안합의체 통해서 풀어야" 촉구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발언 하고 있다. 2023.10.1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이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는 등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사에서 열린 전국 의사대표자회의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의협은 보건복지부와 의료인력 확충 방안 논의 요구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해왔다"며 "특히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인력 부족의 문제는 현재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분포의 문제이므로, 분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대정원의 양적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수차례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정원이 아닌 의료 인력들이 기피분야에 자발적으로 진출하고 정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 일환으로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법적 분쟁 부담을 해소해 주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등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도 최근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보도들이 14만 회원들과 2만 의과대학생들을 분노하고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여론이나 정치적 효용성에 의해 의대 정원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나 명확한 원칙 없이, 일부 편향적인 학자들의 사견과 여론이나 정치적 효용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한다는 것을 당사자인 의료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4만 의사와 2만 의과대학생들은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수 있음을 천명한다"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전공의 등을 중심으로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의사단체가 파업에 나선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의협은 정부에 의대정원 증원 문제 또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풀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반대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만약 정부가 의대 정원 문제라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 의료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경우 저를 포함한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최선을 다해 강경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4만 회원의 권익보호를 책임지는 회장으로서 무겁고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온몸을 던지겠다"며 "의료계 지도자 여러분들과 회원 여러분들도 의협과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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