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비상내각 구성한 네타냐후, 가자지구 봉쇄·폭격 계속

기사등록 2023/10/12 08:24:31 최종수정 2023/10/12 08:54:04

이군,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을 하마스 대원으로 간주

인도주의적 구호 통로 재개하라는 세계 여론 비등

병원 등 의료시설 연료와 의약품도 거의 바닥 나

[마드리드=AP/뉴시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10월 9일 팔레스타인 깃발을 든 시위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0.12.
[예루살렘=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하마스에 대한 보복전을 위해 정적이었던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수장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과의 이견을 좁혀 전시 비상통합내각을 구성한 뒤 가자지구의 봉쇄와 폭격 등 군사적 공격을 강화하는 데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봉쇄된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고 주택과 빌딩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곳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지역 내 유일한 소형 발전소마저 연료가 떨어져 멈춰버렸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에 대해 "완전히 파괴하고 없애버리겠다.  하마스 대원 한명 한명이 모두 죽은 자이다"라고 TV연설에서 밝힌 대로 실천하고 있다.  

전시비상내각의 출범으로 이스라엘군과 예비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폭격에 이어서 곧 대규모 지상공격을 가할 예정이다.  이번 전쟁으로 양측의 사망자가 이미 2300명에 달했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군의 기습 공격에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국민 불만에 직면해서 주로 하마스의 만행,  어린이와 여성들까지 참혹하게 살해된 사실 등을 강조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격을 정당화 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양측의 민간인 살상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입장은 가자지구 전체를 적들의 테러 집단으로 보고 있다.  가자지구 안의 주민들도 모두 하마스 대원이라며 공격해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전쟁만을 전담하는 비상 내각은 네타냐후가 직접 이끌며 베니간츠 전 국방장관이자 야당대표와 현직 요아브 갈란드 국방장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극심하게 양분된 이스라엘 정계를 감안해 제1야당 대표 야이르 라비드에게도 비상전시내각에 참여하라고 권유했지만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네타냐후의 기존 내각의 극우파와 초종교 정당 장관들은 이번 전쟁과는 일단 선을 긋고 전쟁 외의 문제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 230만명이 좁은 해안 지대에 밀집해서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공습과 폭격으로 빌딩 폐허 속에 몇 명의 시신이 묻혀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거기에다 대대적인 지상 공격이 시작될 경우 양측 군인은 물론 남아있는 민간인들의 희생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마스는 11일에도 이스라엘 남부 국경마을 아슈켈론을 향해 수많은 로켓포탄을 쏘아 보냈다.
 
유엔 집계로 지금까지 이미 26만명이 가자의 집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랐으며 대부분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나 시설 속으로 대 군중이 몰려가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2023.10.12.
다른 피난민들은 이스라엘, 이집트, 지중해를 끼고 있는 약 40km 길이의 해안지대에 피난해 있지만 안전한 상태는 아니다.

밤이면 전등 하나 없이 암흑 속에 빠지는 가자 시티 등 도시 주거지에서는 유일한 발전소까지 멈춰서서 개인 소유의 소형 발전기를 이용한 희미한 등불 만 몇 군데에 보일 뿐이다. 
 
이스라엘은 9일 부터 가자로 들어오는 모든 식량과 식수, 연료와 의약품을 끊어버렸다.  유일한 대외 통로인 이집트쪽 관문도 10일 근처에 폭격이 가해진 뒤부터 폐쇄되었다. 

가자지구 최대의 병원 알-시파 병원도 사흘치 연료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국경없는 의사회의 마티아스 칸느 간사가 말했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가자지구의 병원 두 곳은 수술을 기다리는 부상자 50여 명이 대기 중인데도 수술도구와 항생제, 연료와 장비 등 모든 의료품이 거의 바닥이 난 상태이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도 다른 직영 진료소들 역시 발전 장비가 5일 정도 밖에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디젤유 저장시설이 없는 나머지 일반 빌딩이나 주택들은 그 보다 더 빨리 암흑 속에 잠길 전망이다. 
 
게다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부대를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아랍권 다른 나라로 확전의 기미도 점점 강해지고 있어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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