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민들 "기름값 또 오르나" 한숨

기사등록 2023/10/10 14:10:05 최종수정 2023/10/10 15:37:19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 13주째 상승세

'잠시 안정세' 국제 유가 분쟁 후 급등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 더 높여줬으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주 연속 유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3.10.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여동준 기자 =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사태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자 서민들의 기름값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6.3원 상승한 ℓ(리터)당 1796원으로,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76.8원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잠시 안정됐던 국제 유가까지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4.2% 오른 88.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증가세가 계속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이 조만간 1900원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강서구에서 강남으로 출퇴근 하는 김모(30)씨는 "안 그래도 요즘 휘발윳값이 너무 비싸서 지하철 출퇴근을 병행하고 있다"며 "출퇴근 길에 있는 주유소들이 다 1800원대라 싼 곳을 찾는 데도 한계가 있다. 기름값이 또 오르면 자차 출퇴근을 더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주 연속 유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3.10.10. mangusta@newsis.com
강남에서 영등포로 출퇴근 하는 조모(33)씨도 "이미 자차 이용을 꽤 많이 줄였는데 더 줄이지 않을까. 기름값이 폭등하면 한동안 아예 안 탈 수도 있다"며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을 더 높여준다거나 조치를 취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당초 10월 말로 종료하려 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휘발유에는 유류세 인하율 25%가 적용된 상태다.

자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그나마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느라 발품을 팔고 있다.

마포구에서 영등포로 출퇴근하는 이모(32)씨는 "아직 (중동분쟁으로 인한) 인상이 체감되지는 않는다"면서 "대중교통으로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치도 애매해서 자차로 출퇴근하는 거라 기름값이 올라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에 사는 이모(31)씨도 "대중교통은 환승을 해야 하고 대학교와 경로가 겹쳐서 사람이 너무 많다"며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가는 데 드는 비용이나 비싼 주유소에서 넣는 비용이나 비슷한 것 같다. 일단 오늘 퇴근하면서 기름을 풀(full)로 넣어야겠다"고 했다.

마포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김모(27)씨는 "기존에도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이용했는데 이제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다. 주말에 근교로 놀러 다니는 건 심리적으로 더 부담될 것 같다"며 "출퇴근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차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연비 주행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AP/뉴시스]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들이 발사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으로 지금까지 사망자 수가 1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항모전단을 전진 배치하고 전투기를 늘리는 등 지원에 착수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했다. 2023.10.09.


정부는 이날 금융시장·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물가 관리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번 사태 직후 국제유가가 단기적 상승세(WTI 4.3%↑)를 보였다"며 "이번 사태가 향후 국내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산업통상자원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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