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집값 좌우할 변수 3가지는 금리·전셋값·규제완화[추석 이후 부동산]②

기사등록 2023/09/29 06:00:00 최종수정 2023/09/29 06:03:00

금리 5번째 동결…특례보금자리·50년 주담대 종료는 악재

역전세난 리스크 감소 추세…이사철 전셋값 상승 가능성

"올 가을에는 하락보다는 상승률 둔화로 나타날 가능성"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8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전월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8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0.963%)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된 0.737% 변동률을 보였다. 사진은 10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3.09.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집값이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면서 추석 연휴 이후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업계에서는 금리·전셋값·정부 규제완화 등이 집값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오르며 10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말 0.76%까지 떨어졌던 전국 아파트값은 올 7월부터 상승세로 다시 돌아섰다.
 
얼어붙었던 매수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국 90.1, 수도권 90.8으로 90대를 회복했다. 서울(89.3)과 지방(89.4)은 90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넘기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이후 집값이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겠지만 상승폭은 약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러한 분석이 나온 주요 요인은 금리·전셋값·정부 규제 완화 등이다.

먼저 부동산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금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현재의 연 3.50%로 유지됐다. 2월부터 4월, 5월, 7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2021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6%대를 돌파하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등 서민 대출상품이 종료된 점 등은 주택 구매 수요를 꺾을 수 있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의 고금리 상황이 현재의 부동산 수요 상승세를 막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26일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현재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지만 한동안 이 상태로 금리가 계속 동결되면서 상대적으로 일반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금리가 오히려 인하된 느낌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끝나고 50년 주담대 모기지가 40년으로 줄어든 형국도 다 고려했지만 지금은 정부가 수요 진작을 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6일 서울시내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올해 1~6월 서울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7만7769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세 거래량 13만5771건, 월세 거래량 14만1998건으로 전세 비중이 48.9%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2023.07.26. jhope@newsis.com

집값의 향방을 바꾸는 또 다른 변수는 전셋값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 역전세난 확산으로 다시 집값이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반면, 최근 가을 이사철 돌입과 함께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어 이 또한 집값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 대비 0.07% 올랐고, 경기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인천은 2021년 12월(0.19%) 이후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다.

연초 5~6%대였던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3~4%대로 내려오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회귀하는 수요가 늘었고, 낮아진 가격에 갈아타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셋값 회복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또 5월 이후 아파트 매매가 반등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전셋값 동반 상승의 동력이 됐다. 대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역전세 리스크가 줄면서 임차, 임대 수요심리가 개선된 점도 가격상승에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추석 직전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 완화 대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부는 집값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공급부족 해소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주택공급 현실화 방안은 수요진작 대신 공급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일각에서 거론되던 미분양 양도세 감면이나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의 부양책은 대책에서 빠지고 공공주택 12만 가구 추가 공급, PF 보증 확대, 인허가 단축 패스트트랙 등의 방안을 주로 대책에 담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수들을 토대로 볼 때 집값은 추석 이후 상승폭은 약간 둔화되겠지만 상승세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공급대책은 시장에 공급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특히 무주택자에게 급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는 것"이라며 "이번 계획이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공급신호가 믿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부지 선정, 재원 확보 등 구체적인 후속 청사진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이미 급매가 소진돼 향후 아파트 시장은 다소 소강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과 50년 모기지 판매중단에다 대출 금리상승, 역전세난이 겹쳐 수요가 약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9월 KB주택매매전망지수가 108.1로 기준치 100을 넘기는 등 집값 기대상승심리가 있어 올 가을에는 하락보다 상승률 둔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급매 중심으로 접근하되 투자자는 시장을 관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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