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늘리고 PF보증 확대…내년까지 100만가구 공급(종합)

기사등록 2023/09/26 17:30:00

국토부,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

공공주택 12만가구 공급…5.5가구 추가

11월 수도권 등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녹지비율 조정 추진

PF 대출 보증 규모 15→25조원으로 확대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오른쪽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2023.09.26.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이예슬 고가혜 기자 = 올해 들어 급격한 주택공급 지표 악화로 향후 주택공급난에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수도권 새 공공택지 8만5000가구를 비롯해 12만가구를 공공을 통해 공급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 확대 등 금융지원을 통해 민간 대기물량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세제 완화 등의 내용은 배제 됐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8월 전국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이 21만2757가구로 1년 전에 비해 38.8% 감소하는 등 주택공급 실적 부진에 따른 향후 주택 공급난 우려에 따른 정책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국지적으로는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인허가 및 착공 실적 부진 등으로 앞으로 2~3년 후 주택공급 부족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충분한 주택이 중단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공공에서 민간 공급을 적극 보완하고 민간의 주택사업 여건도 신속히 개선해 나가겠다"며 "국민들께서 양질의 주택이 필요한 곳에 충분히 공급된다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11월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8만5000가구 규모

정부는 공공 분야에서 공공주택을 5만5000가구 신규로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가로 확보하기로 한 물량은 수도권 신도시(3만가구), 신규 택지(2만가구), 민간 물량 공공전환(5000가구) 등이다.
 
우선 6만5000가구 규모인 신규택지 물량은 2만가구를 추가해 8만5000호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발표시기는 올해 11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11월 발표되는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중에는 2만가구 규모의 중규모 택지 등이 포함된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신규 공공택지는 오는 11월에 원샷으로 8만5000가구를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라며 "대부분 수도권 지역으로 광명시흥 같은 대규모 택지는 아니고 가장 큰 택지가 2만 가구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신도시에서 용적률을 높이거나 공원녹지 비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3기 신도시 등 물량 3만가구 이상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은 196%다. 공원 녹지 비율은 34%로 1기 신도시(19%), 2기 신도시(30%)에 비해 높은 편이다.

김 정책관은 "쾌적한 주거환경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토지이용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수도권 신도시에서 3만가구 이상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매각 용지, 사업 미진행 부지 등 기존 민간 추진 예정이던 공공택지를 공공주택 사업으로 전환해 5000가구 이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공주택 공급은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기 공급을 추진한다. 지구계획과 주택사업계획을 동시에 승인해 종전 대비 4~6개월 이상 단축한다. 또 주택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각종 영향평가를 최종 변경승인 또는 착공 전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완화해 지연 가능성을 해소한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정체된 주택공급을 정상화하기 위해 공공주택 5만5000가구를 추가로 확보한다. 용적률을 높이고 공원녹지 비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3기 신도시 등 물량 3만가구 이상을 확충하고 신규택지를 발굴해 11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지방공사 공공주택사업은 타당성검토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10개월 이상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기존에 추진하는 사전청약, 3기 신도시 조성, 공공도심복합사업 등은 차질없이 진행한다. 뉴:홈 사전청약은 올해 12월 11개 단지, 5000가구 공급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내년에도 뉴:홈 사전청약을 1만 가구 추진한다. 

◆PF 보증 규모 확대 등 민간 자금조달 숨통

정부는 민간 건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정책·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작년부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 기조로 전환하면서 건설자금의 대출·차환 리스크가 커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PF 보증 확대 등을 통해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공적 보증기관(HUG·주금공)의 보증규모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HUG 15조원·주금공 10조원)으로 10조원 늘리기로 했다. 

또 PF 대출 보증의 대출한도도 전체 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하고, FP 보증 심사기준(시공사 도급순위, 신용등급,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 등)을 완화해 보증대상 사업장을 늘린다.

구체적으로 현재 시공사 도급순위 700위까지인 FP 보증 심사기준으로 아예 폐지하고,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도 시공순위 100위 이내 5%, 그 외 10% 등으로 차등을 둔다.

아울러 미분양사업장의 PF보증 요건에 분양가 할인(5%)외에 발코니확장과 옵션품목 등 간접비 지원도 인정토록 하는 등 미분양 사업장의 자금도 지원한다.

정부는 정상 사업장과 부실우려 사업장을 구분해 부동산 PF 단계별 사업성 제고에 나선다. 정상적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이해관계조정 체계 구축 및 적극적인 금융공급에 나선다. 정상적 PF 사업장은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건설사 보증과 P-CBO 매입 한도를 3조원 추가 확대해 7조2000억원 이상 규모로 부동산 PF와 건설사를 지원한다.

부실·부실우려 사업장의 정상화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권이 조성하는 2조원 규모 PF 정상화 펀드가 투입된다. 다만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장은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되도록 해 새로운 PF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민간 주택 공급을 북돋기 위해 공공택지의 공동주택용지 전매 제한을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현재는 토지소유권 이전 등기 후에만 전매제한을 할 수 있는데, 계약 후 2년부터 1회에 한해 최초가격 이하로 전매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른바 '벌떼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계열사 간 전매는 계속 금지한다. 벌떼입찰로 수사 중인 업체는 비계열사 간 전매도 양수, 양도 모두 불허한다. 이면계약 등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조사를 요청하고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공공택지를 계약한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통상 2년이 걸린다. 이보다 빨리 인허가를 받는다면 신규 공공택지 공급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민간 건설사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 확대 등 금융지원에 나선다.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의 기준 공시가격을 수도권 기준 1억3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지방은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한다. 또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 개선에도 나선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신규 택지 추첨제 물량 중 일정분을 조기 인허가 업체에 우선공급하고, 경쟁방식 공급 시에는 평가 가점(현행 최고인 5% 수준)을 부여한다. 이미 매각된 택지에도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되, 벌떼입찰 업체는 제외한다.

기존 분양사업을 임대사업으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공모를 연 1만 가구에서 2만 가구로 확대한다.

공사비 증액 기준도 마련한다. 민간 사업의 경우 공사 과정에서 증가한 공사비를 원활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공사비를 조정한다. 물가변동 반영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공공공사에서 활용 중인 '품목조정률' 또는 '지수조정률'로 명확히 하고, 계약조정 시 금액 산출방식을 구체화한다.

기존 계약도 조정 기준이 모호해 분쟁이 발생한 경우 분쟁 조정 과정에서 표준계약서 기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특히 정비사업은 특화된 표준계약서를 별도 마련하고, 공사비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했따면 당사자가 재협상하도록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단기 공급 늘린다

연립, 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에 1년 간 한시적으로 건설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단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정부는 비아파트에 대해 가구당 대출한도 7500만원, 금리 최저 3.5%의 건설자금을 기금에서 1년간 한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비아파트를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활용하는 경우 기금지원 대출한도를 약 7000만원~1억2000만원에서 9000만원~1억4000만원 규모로 더 확대한다.

도심 내 공유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형기숙사 역시 임대주택 등록 대상에 포함, 취득세·종부세·양도세 감면, 기금 출·융자, 저렴한 택지 제공, PF 보증 등 지원 등 세제·기금 지원에 나선다.

국토부는 청약 무주택 간주 기준 확대 등 비아파트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먼저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의 기준 공시가격을 수도권 기준 1억3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지방은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적용범위도 현행 민영주택 일반공급에서 민영·공공주택 일반·특별공급까지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까지 총 100만가구(인허가 기준) 이상 주택을 공급하고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270만가구 공급계획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안정적 주택공급을 위해 국회의 입법 뒷받침도 긴요하다"며 "주택공급 관련 핵심 법안들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주택법, 노후계획도시특별법 등이 국회에 장기간 계류돼 주택공급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국회의 신속한 처리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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