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무빙' 날았다…토종 OTT 바짝 긴장한 이유

기사등록 2023/09/21 11:14:35 최종수정 2023/09/21 11:45:13

디즈니+, '무빙' 마지막 화 공개…극장서 피날레 시사회 열며 마무리

'무빙' 공개 후 디즈니+ 이용자 폭증…글로벌 OTT 韓 시장 지배력 커졌다

K-콘텐츠 수급 넷플리스·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 쏠림 현상 심화될 듯

[서울=뉴시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일 드라마 '무빙' 18~20화(마지막 화)를 모두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날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무빙' 피날레 시사회도 열며 한국형 히어로물 성공을 알렸다. 사진은 디즈니플러스 '무빙'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2023.09.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이 여러 떡밥을 던지며 시즌2 가능성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변방에 그쳤던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카지노', '무빙'으로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디즈니의 K-콘텐츠 투자비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점차 킬러 콘텐츠를 배출해 내면서 향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다른 해외 OTT 시장처럼 글로벌 플랫폼 위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0일 드라마 '무빙' 18~20화(마지막 화)를 모두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날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무빙' 피날레 시사회도 열며 한국형 히어로물 흥행 성공을 알렸다.

지난 상반기 OTT 주요 키워드가 넷플릭스 '더 글로리'였다면 하반기 주요 키워드는 '무빙'으로 점쳐진다. 그만큼 디즈니플러스는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 토종 OTT를 긴장케 할 정도로 급속 성장을 일궈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디즈니플러스 평균 일일 이용자 수(DAU)는 36만6142명으로 전달보다 48.2% 상승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6일을 제외하고는 새 회차 공개일마다 DAU가 평균 26.6%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16~17화 공개일(지난 13일) DAU는 81만7587명으로 이번 마지막 화 공개일 DAU가 100만명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 서비스 중인 OTT 중 DAU 100만명대를 넘은 OTT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 '카지노'에 이어 이번 분기 '무빙'도 성공한 디즈니플러스는 이제 국내 OTT 시장에서 주류 OTT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디즈니플러스는 마블·스타워즈 시리즈, 픽사 애니메이션 등 기존 자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일찍이 세계 OTT 시장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구독자 수가 매 분기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구독자 수는 1억4610만명이다. 이커머스 구독 기반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제외하면 넷플릭스 다음으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OTT 시장 선두 경쟁을 벌이는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서 유독 고전을 겪었다. 2021년 11월 한국 OTT 시장에 진출했으나 한국 시장을 공략할 만한 K-콘텐츠가 부족했다.

하지만 '카지노'에 이어 '무빙'이 국내뿐만 아니라 디즈니 OTT(디즈니플러스, 훌루 등)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급반전 됐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무빙'이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 미국 훌루에서도 '무빙'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공개 첫 주 시청 시간이 가장 많은 작품에 등극했다.

이로써 디즈니플러스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에서도 작품을 충분히 흥행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게 됐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EVP)도 '무빙'을 극찬하면서 향후 디즈니플러스 K-콘텐츠 투자 동력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한편 '무빙' 흥행으로 토종 OTT의 콘텐츠 확보 고민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D.P.', '마스크걸'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콘텐츠 대부분이 넷플릭스에 배급되고 있는데 디즈니플러스도 투자를 확대해 제작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토종 OTT가 킬러 콘텐츠에 투자할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 OTT가 콘텐츠 해외 시장 진출에 더 수월한 만큼 일부 영상 콘텐츠 제작자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더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외 OTT 기업과 토종 OTT 기업 간 킬러 콘텐츠 빈익빈 부익부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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